롯데 조성환이 23일 SK 채병용의 공에 관자놀이를 강타당해 24일 수술을 받았다. 2개월 정도 출전이 불가능하게 됐다.

야구 선수는 공에 맞는 일이 허다하다지만 그 중에서도 얼굴은 다르다. 혹시나 눈에 맞을 경우 이상이 생길 수도 있고, 뇌에도 충격이 가해지기 때문이다. 또 다른 부위와 달리 얼굴에 공을 맞고 나면 공에 대한 무서움이 생길 수도 있다. 이전 얼굴을 맞았던 선수들은 어떻게 이런 트라우마를 극복했을까.

▶타구 한번 맞으면 중상

최상덕은 95년 태평양 시절 당시 최고의 타자였던 한화 장종훈의 타구에 얼굴을 맞았다. 앞니 4개가 부러졌고, 잇몸이 찢어져 12바늘을 꿰멨다. 이후 96년에도 4경기만 등판하며 부상 후유증에 시달렸고, 97년에 8승을 거두며 재기에 성공했다.

SK 김원형 역시 타구에 맞아 심각한 부상을 했었다. 쌍방울 시절인 99년 7월 한화전서 역시 장종훈의 타구에 맞았다. 왼쪽 콧등과 광대뼈 사이에 맞아 코뼈가 부러지고 광대뼈가 세군데 골절, 함몰되는 중상이었다. 그 해는 치료하는데만 전념했고 약 10개월만인 2000년 5월에 복귀했다. 정신적인 후유증도 컸다. 김원형은 "2년 정도는 마운드에 설 때 무서웠다. 직선타가 나오면 몸이 움찔했고 타구가 빠른 타자라는 정보가 있으면 긴장되기도 했다"고 술회.

▶불굴의 투지로 타석에 서다

타자들은 투수들에 비해 회복세가 빨랐다. 투수들은 다시 어깨를 끌어올리고 밸런스를 맞춰야 하지만 타자들은 근력강화 등의 운동은 계속해 부상 부위가 안정되면 곧바로 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수와 달리 어느 정도 피하면서 맞았기 때문에 충격이 덜했다는 것도 빨리 복귀할 수 있는 이유.

'헤라클레스' 심정수는 지난 2001년 6월 수원 롯데전서 강민영의 몸쪽 직구에 그대로 맞았다. 왼쪽 광대뼈가 함몰됐고, 보형물을 넣는 수술을 받았다. 최소 2개월간 출전이 불가능하다는 소견이었지만 32일만에 광대뼈를 보호하는 특수 헬멧을 쓰고 복귀했다.

KIA 이종범은 2002년 7월 롯데 김장현으로부터 왼쪽 광대뼈를 맞아 부상했다. 골절상을 입기는 했지만 상태가 심하지 않아 수술은 하지 않았고, 약 2주후인 8월15일 복귀했다. 혹시나 몸쪽공에 움츠러들까봐 타격 훈련 땐 일부러 몸쪽공을 요구하기도 했었다.

한화 김태완은 얼굴에 공을 맞고도 다음날 바로 출전한 케이스. 지난해 7월10일 광주 KIA전서 이범석의 142㎞ 직구에 맞았으나 피하면서 맞아 충격이 덜했는지 다행스럽게도 뼈에 이상이 없어 계속 출전을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