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처럼 전주가 연이어진 인도에 사람들이 꾸역꾸역 밀려가고 여열이 감도는 거리…'(박경리의 '토지')의 '전주'를 읽지 못하는 학생은 없어도, 그 뜻을 확실하게 아는 학생은 거의 없다고 하니 '電柱'라 쓴 다음에 하나하나 풀이해 보자.
電자는 '번개가 번쩍이다'(a flash of lightning)는 뜻이었으니, '비 우'(雨)가 부수이자 의미요소로 쓰였고, 그 밑의 것은 번갯불 모양이 변화된 것이다. '번쩍이다'(flash) '전기'(electricity) 등으로도 쓰인다.
柱자는 나무 '기둥'(a pillar)을 가리키는 것이었으니 '나무 목'(木)이 의미요소로 쓰였다. 主(주인 주)는 발음요소다.
電柱(전:주)는 '전선(電線)을 매기 위하여 세운 기둥[柱]'을 말하며 요즘은 '전봇대'라고 한다. 어떤 일에 몰입하다보면 어떤 지경에 이를까? 송나라 대문호의 답을 들어보자. '높은 산이 눈앞에 있어도 보지 못하고, 벼락이 기둥을 쳐도 놀라지 아니한다'(太山在前而不見, 疾雷破柱而不驚 - 歐陽修).
▶ 다음은 '유순'
입력 2009.04.10. 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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