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검색업체인 구글(Google)의 최고경영자(CEO)인 에릭 슈미트(Schmidt)는 7일(현지 시각)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미국신문협회(NAA) 정기총회 연설에서 "구글은 신문사의 라이벌이 아니라 파트너"라고 말했다.
전날 AP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구글 등 검색업체와 포털에 대해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한 데 대한 구글측의 공식 반응인 셈이다.
그러나 WSJ의 소유주로 '미디어 황제'로 불리는 루퍼트 머독(Murdoch) 뉴스코포레이션 회장은 구글의 '파트너'론(論)을 최근 강력 비판하고 나서, 콘텐츠 생산자 진영과 검색업체 간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머독 회장은 지난 2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케이블방송 관련 회의에서 "구글이 신문사의 콘텐츠를 훔쳐가도록 계속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지난 1월 다보스포럼에 참가한 머독 회장은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넷판(WSJ.com)의 무료 서비스를 확장하겠다"면서도 "유료 독자에게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힘으로써 신문 콘텐츠의 무료 제공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지난 6일 로버트 톰슨(Thomson) WSJ 편집국장은 '오스트레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인터넷 공간에는 '기생충'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일부 웹 사이트가 있다"고 발언수위를 높였다. '오스트레일리안'과 월스트리트저널은 모두 뉴스코포레이션의 계열사이다.
최근 영국 신문업계가 앤디 번햄(Burnham) 문화부 장관에게 "구글을 비롯한 웹 사이트들이 신문사의 콘텐츠를 무단 이용하는 것을 막아 달라"고 요청하고 나선 것도 머독 회장의 '구글 때리기'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머독 회장은 영국에서 발행부수가 가장 많은 '선(The Sun)' 등 여러 신문을 경영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