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상당수 대학들이 우주과학보다는 천문학 강의에 치중하고 있다. 학부 차원에서 무인·유인 우주선이나 위성 탑재체를 개발하는 우주과학 분야의 연구는 일반화되지 않았다. 하지만 향후 많은 투자와 지원이 잇따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음은 천문우주과학과 개설 대학이다.
◆경북대 천문대기과학과
경북대 천문대기과학과는 천문학과 대기과학을 동시에 배울 수 있다. 여느 대학처럼 두 가지 전공 중 하나를 선택해 올인하지 않는다. 21년의 짧은 역사에도 내실을 꾀하기 위해서다. 또 학과 내 소모임을 활성화시켜 관련 분야의 기본 소양을 기르도록 했다. 천체 관측에 관심있는 학생들이 모여 야외관측회를 열고 한 달에 한 번, 일반인을 위한 공개 관측 행사를 개최한다. 2년마다 한 번 학술제도 연다. 학술제가 열리지 않는 해에는 '학술 아고라'를 열어 학과 전공과 관련한 주제로 토론을 진행한다.
◆경희대 우주과학과
1985년 천문우주과학 분야를 선도하려는 국가시책에 따라 설립됐다. 국내 대학 최대 규모의 광학망원경과 천문대를 보유하고 있다. 응용과학대학 응용과학부에 입학해 2학년 때 우주과학과를 선택한다. 현재 학부 정원은 40명이며 15명의 교수가 강의와 연구를 맡고 있다. 지난 2003년, 2006년 BK21 사업(지구근접 우주과학 연구, 태양계 탐사 기초연구)에 선정됐으며 지난해에는 이동훈 교수가 제안한 '달궤도 우주탐사 사업'이 교육과학부에서 시행하는 'WCU(세계수준의 연구중심대학)' 사업으로 선정됐다. 향후 5년간 142억원을 지원받는다. 올 2학기부터 대학원에 '우주탐사학과'가 신설돼 매년 30명의 대학원 신입생을 선발한다. 박수종 학과장은 "일부 대학이 정통 천문학을 중심으로 교육하고 있지만 경희대는 무인·유인 우주선 및 위성을 이용해 지구, 달 및 화성을 포함한 근거리 우주를 탐사하는 데 필요한 학문 분야를 배운다"며 "국내 유일하게 탑재체 개발 및 운용, 우주관측, 자료분석 등을 모두 포함하는 다양한 분야의 교수진이 있다"고 했다.
◆서울대 물리천문학부(천문학 전공)
서울대 천문학 전공은 물리천문학부에 속해 있다. 학생들은 물리천문학부로 입학한 후 2학년 때 전공을 선택한다. 천문학과 관련된 심화 과목과 더불어 수학, 물리학, 통계학 등도 함께 배운다. 천문학자로서의 기본 소양을 갖추기 위해서다. 수업은 이론과 관측으로 크게 나눌 수 있고, 연구 대상에 따라 태양계, 항성, 성간 물질, 외부 은하, 우주론 등으로 세분화 된다. 교내에는 학생들이 활용할 수 있는 광학천문대(두 곳)와 전파천문대(한 곳)가 있다. 광학천문대는 망원경을 통해 별 등을 관찰할 수 있는 시설이고 전파천문대는 전파수신기로 데이터를 전송받아 컴퓨터로 분석할 수 있는 장치다. 천문학을 전공한 학생들 중 절반은 사회로 진출해 다가올 우주시대를 맞이하는 데 한 몫을 해내고 있다. 또 절반은 국내·외 대학원에 진학해 천문 연구원, 국책 연구기관, 민간 연구기간 등에서 연구 활동을 계속한다.
◆세종대 천문우주학과
1985년 지구과학과로 출범해 2003년 천문우주학과로 독립했다. '우주구조와 진화 연구센터'는 국내 천문학계 최초의 연구센터다. 교과부와 한국과학재단으로부터 매년 10억원 안팎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천문학 전 분야의 연구를 수행 중이다. 세종대 강영운 교수가 센터 대표로 참가하고 있으며 9개 대학 및 2개 연구소 소속 18명의 교수 연구원과 석·박사급 인재들이 포진하고 있다. 김성은 학과장은 "연구원들은 천문학의 모든 분야와 물리학 분야에서 국제수준의 연구활동을 하고 있으며 한국 천문학계의 중심지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연세대 천문우주학과
천문우주 분야에서 5년 안에 세계 10위권에 진입한다는 목표로 학교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Project based 협동학습모델'을 개발해 수업에 이용한다. 'Project based 협동학습모델'이란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사용하는 위성기기 개발 프로젝트 진행 기법을 도입해 교육하는 것을 뜻한다. 매 학기 수강생 전원이 가상 위성기기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학기 말에는 외부 연구원을 초빙해 워크샵을 열고 성과를 평가받는다. 관련 분야로 진출하기 전 실전준비를 하는 셈이다.
◆충남대 천문우주과학과
1988년 국가 우주과학기술 중장기 계획에 따라 세워졌다. 현재 7명의 전임교수가 있으며 학연협력을 통해 대덕 연구단지 연구원들이 겸임교수 및 강사로 초빙돼 학생들을 가르친다. 연구 분야가 크게 세 분야로 나뉜다. '수치계산 모델링 그룹'은 수퍼컴퓨터를 이용해 우주에서 자기장 및 물질의 분포 등 천체현상을 연구한다. '관측천문학 그룹'은 자외선 및 전파관측을 통한 천체 현상을 연구하고 있다. '우주과학 그룹'은 남극의 세종기지에 고층대기(高層大氣·지표 부근의 하층대기를 제외한 상층대기를 포괄한 것) 관측 장비들을 설치, 매년 학생을 남극으로 파견하고 있다. 이유 학과장은 "단일 학과로는 남극기지 대학원생 대원을 가장 많이 배출한 학과 중 하나"라며 "향후 설립되는 남극 대륙기지에도 우주선 중성자 관측장비를 설치,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