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6일자 '조선일보를 읽고'에서 박명성 신시뮤지컬 컴퍼니 대표가 영화나 뮤지컬을 별점으로 매기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영화나 뮤지컬에 대해 여전히 별점을 매기고 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테니 설명해달라.

- 서울 종로구 독자 한숙희씨

한현우 영화팀장

A: 작품에 대한 평가보다는 독자 위한 추천의 의미

조선일보 영화팀은 영화평과 함께 '별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별점은 평가라기보다 독자 편의를 위한 '추천'의 뜻이 강합니다. '우리는 이 영화를 이만큼 추천합니다'라는 뜻이지요.

영화 별점의 유래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널리 알려지기로는 1969년부터 매년 '영화 가이드'라는 책을 출판해 온 미국 영화평론가 레너드 말틴의 별점이 유명합니다. 말틴은 별 반 개(☆)부터 별 네 개(★★★★)로 영화를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11년 앞선 1958년 'TV 영화(Movies on TV)'라는 책의 저자인 미국 영화평론가 스티븐 H 슈어 역시 '별 네 개로 매겨지는 등급(four-star rating)'을 매겼다고 영화전문 사이트 'IMDB'가 밝히고 있습니다.

미국 영화평론가 로저 에버트는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리거나 내림으로써 추천 여부를 표시했습니다. 좋은 영화는 섬즈 업(thumbs up), 그렇지 않은 영화는 섬즈 다운 (thumbs down)입니다.

한국에서는 1988년 작고한 조선일보 기자 겸 영화평론가 정영일씨가 처음 조선일보에 별점을 들여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990년대 들어 별점은 한국에서 영화를 추천하는 가장 흔한 방식이 됐습니다. 미국과 달리 별 다섯 개가 만점인 경우가 많습니다. 영화뿐 아니라 음반 평가에도 별점이 일반적이며, 프랑스의 식당 가이드인 '미슐랭 가이드'는 별 3개를 만점으로 식당에 점수를 매깁니다.

예술창작품을 별 다섯 개 만점으로 평가하고 추천하는 방식이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가장 단순하고 이해하기 쉽게 그 영화를 추천하는 정도를 표현하는 방식으로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