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권력에 허망을 느끼고 스스로 권좌에서 물러났다.'의 '허망'이 무슨 뜻인지에 대한 힌트가 '虛妄'에 숨겨 있으니….

자는 의미요소인 '언덕 구'(丘)와 발음요소인 '호랑이 호'(虎)의 생략형(虍)으로 구성된 글자다. 발음요소인 虍(호)가 부수로 지정된 예외적인 글자다. '큰 언덕'(a great hill)이 본뜻이다. '텅 비다'(hollow; quite empty) '헛되다'(in vain; uselessly)는 뜻으로도 쓰인다.

자는 '미친 듯이 날뛰다'(狂亂 frenzy; fury)는 뜻을 위해서 고안된 글자인데, 왜 '여자 여'(女)가 부수이자 의미요소로 쓰였는지? 객관적인 근거는 없다. 亡(망할 망)은 발음요소다. 후에 '거짓말'(a lie)을 뜻하는 것으로 확대 사용됐다.

虛妄은 '거짓되고[虛] 망령(妄靈)됨', '거짓이 많아 미덥지 않음'을 이른다. 삶에 초연해지는 데에는 이런 말이 좋을 듯. '흥겨움이 다하면 슬픔이 닥치나니, 성공과 실패는 다 운명에 달렸음을 알아야 한다'(興盡悲來, 識盈虛之有數 - 王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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