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경찰서는 서울대 내에서 위조 식권이 무더기로 유통된 사건과 관련, 최모(28)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23일 밝혔다.

(연합뉴스 1월 23일 보도)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에는 간이식당을 포함, 18개 식당이 있다. 위조 식권(食券)이 적발된 곳은 생활협동조합이 운영하는 학생회관(제1식당·380석), 언덕 방(제2식당·500석), 전망대(3·4층 900석), 대학원 기숙사(240석), 제2공학관(140석) 등 다섯 곳이다. 후생관(제5식당)은 메뉴를 고른 뒤 따로 계산하는 방식이라 정액 식권을 사용하지 않는다.

이 식당들은 점심시간 때면 학생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곳이다. 이용일 날짜를 기록한 종이 식권이나 직원들이 돈을 받아 계산하는 다른 식당과 달리 아크릴 재질의 식권을 사용하기 때문에 위조범들의 표적이 됐다. 식권 판매는 직원이 하지만 배식 과정에서 식권을 확인하지는 않았다.

서울대 학생들이 인터넷 커뮤니티 스누라이프(www.snulife.com)에 올린 피해 사례를 보면 이번에 경찰 조사를 받은 최씨 외에도 다른 제조·판매자가 있었음이 짐작된다.

"어케(어떻게) 이렇게 많이 파시고, 왜 싸게 파시냐고 했더니 외국에서 삼촌이 한꺼번에 1년치 식권을 사주고 가셨다고 그러더라고요…. 학생증도 보여주고 차에 학교 출입증도 붙어있고 자기를 믿어도 된다고 하고 강력하게 얘기하길래 믿어버렸죠." "싼 값에 밥 좀 먹어보려다가 돈을 더 날리게 생겼군요, 저는 제네시스 타고 다니는 남자한테 초록색 식권 50장 구매했어요."

식권은 가로 4㎝·세로 6㎝의 직사각형 모양으로, 노란색(2500원)과 초록색(3000원) 두 가지 종류다. 정상 식권과 위조 식권을 구별하는 유일한 차이점은 식권 뒷면에 있는 무늬다. 점선 혹은 격자 모양인데 햇빛에 비춰보지 않고 그냥 들여다보면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정상적으로 유통되는 식권 중에 조합 로고의 모양이 약간씩 다른 것이 있는 점도 구별을 어렵게 했다. 조합 관계자는 "과거 사용하던 식권은 생협 로고 주변을 깊게 판 형식이었는데 이 부분이 파손된 식권이 적지 않아 로고 부분을 선으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디자인을 바꿨다"고 말했다.

위조 식권은 현재까지 700여장으로 나타났다. 조합측은 "22일 아크릴 식권 사용을 중지하는 공지를 냈다"면서 "2월 13일까지 기존의 아크릴 식권을 종이 식권으로 바꿔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위조 식권을 팔아온 혐의를 받고 있는 최모(28)씨는 서울대 도서관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왔는데 위조 식권 제조책으로부터 한 장에 1000~1500원 정도 싼 값으로 식권을 구입해 500원을 더 받고 서울대 학생들에게 판매해 오다 적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