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꿈은 끝났다." 최근 미 언론들이 미국인들이 캘리포니아주를 떠나고 있다면서 지적하는 말이다.

미국 역사에서 한때 금광을 찾아 일확천금을 쫓는 이들의 목적지였으며, 미국 내에서 얼마 전까지도 꿈과 희망의 대상지였던 캘리포니아주에서 이제 사람들이 떠나고 있다고 미 AP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캘리포니아에 살기 위해 찾아와 한동안 머물렀던 한 남자가 이제는 자진해서 콜로라도주로 살 곳을 찾아 다시 떠나는 이야기를 실으며, 미국인들, 정확히 말해 백인들이 떠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7월1일 기준으로 캘리포니아주에 이사가는 사람보다 떠나는 사람들의 숫자가 더 많아졌다.

지난해 캘리포니아주에는 모두 14만4000명의 인구가 줄어들었는데 이는 지금까지 미 전역에서 가장 인구 수가 많이 줄어드는 뉴욕주에서 한해 평균 줄어든 12만6000명을 넘어서는 숫자이기도 하다.

물론 3800만 명에 이르는 주의 총인구에 비해 아직은 줄어드는 인구가 미미하지만 지난 1990년대에 살기 어렵다는 불황기에도 인구가 한해에 36만 명씩 증가했던 것에 비하면 상당한 감소가 아닐 수 없다.

유명그룹 가수 마마스 앤 파파스가 '캘리포니아 드리밍'이라고 노래해 미국인들이 한때 꿈의 낙원이라고 부르던 서늘한 지중해성 기후의 야자수 가로수가 많은 로스앤젤레스를 비롯한 캘리포니아주를 떠나는 이유는 여러 가지이다.

그중에는 계속해서 인상되는 세금의 영향도 있으며, 학교 교육의 질 저하. 그리고 특히 백인들에게는 늘어난 불법체류자들의 극성과 해소될 기미가 안 보이는 교통지옥 등이 포함된다.

한마디로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려든 탓이다. 불법체류자들이 몰려온 탓도 크다.

멕시코에 맞닿은, 한때에는 멕시코 땅이었던 이곳으로 남미 히스패닉계들은 끊임없이 몰려와 살면서 거리를 슬럼화하고 범죄를 늘리며, 마침내 인구 수에서 소수민족 수가 백인 수를 앞지른 곳으로 만들었다.

이번 경제위기에서 캘리포니아 주는 주택 경기에서 침체가 가장 심했던 곳 가운데 하나이다. 지난해 한해 동안 무려 23만6000건의 주택 차압이 이뤄졌고, 이는 지난 9년 동안의 차압 숫자를 합친 것보다도 많다.

게다가 세수 감소로 인한 416억달러의 예산 적자를 보는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이미 갖가지 세금을 고안하면서 주민들로부터 갹출을 예고하고 있다.

세계 전체 어느 국가와 비교해 봐도 손색없던 ‘황금의 주’ 캘리포니아는 그 자체를 국가로 볼 때 세계 8위의 경제 규모를 자랑했었으나 이처럼 퇴색된 상태로 저물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캘리포니아주립대 연구소 전문가들은 “이제 캘리포니아 주는 중북부의 녹슨 벨트(Rust Belt)지역처럼 그런 쇠퇴하는 주의 하나가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최철호특파원 ha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