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로 '말뚝 박으러' 돌아갑니다"
 
실업난 속에서 직업군인인 부사관(옛 하사관·하사,중사,상사,원사 통칭)으로 다시 입대하려는 군필자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서울신문이 2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7500명을 선발한 부사관 지원자 수는 1만 5686명으로 경쟁률이 2.1대1로 2007년 경쟁률 2.3대1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제대 후 다시 부사관에 지원한 사람은 897명으로 전년 515명 대비 74%나 늘었고, 중사로 제대하고 거꾸로 하사로 다시 임관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군미필자들 사이에선 오래 전부터 부사관이 국방의무와 취업을 동시에 해결할 수는 제도로 관심을 끌었지만 요즘은 군필자들 사이에도 ‘신분이 확실하고 안정된 직장’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10주간의 교육과정을 거쳐 임관한 뒤 4년 의무복무기간을 거치면 25년까지 장기근무가 가능하다는 점이 매력이며, 수시 입소가 가능하고 군무원에 비해 짧은 준비기간도 취업이 다급한 예비역들을 잡아끈다.

육군 공보실 관계자는 “계급정년에 걸리지 않는 한 붙박이로 근무할 수 있어 부사관이 평생직장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고 했고, 육군 인사사령부 홍상용 모집계획관은 “개인 노력에 따라 장교나 준사관 진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부사관 새내기인 하사 1호봉 본봉은 82만 5700원이며, 여기에 각종 수당까지 붙으면 1년 연봉이 1500만원가량으로 중소기업 직원에 맞먹는 수준이다.

임관 두 달째인 윤언선(28) 하사는 중사로 의무역을 마치고 다시 부사관 문을 두드렸다고 한다. 2006년 제대 후 김포공항 화물청사에서 수출입 화물을 선적하는 일을 했지만 오히려 군대 생각만 간절해졌다. 윤 하사는 “어렸을 땐 잘 몰랐는데 현실감각이 생기니 오히려 군대가 더 좋더라”면서 “회사에서 야근을 밥먹듯 하다 보니 정해진 시간표대로 일하던 때가 아쉬워졌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2007년 D택배에서 배달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던 김도현 하사(27)도 밥때도 챙기지 못하는 직업으로 거듭 고민하다 역시 군대로 다시 걸어 들어왔지만 ‘짬밥’을 두 번 먹는 것에 후회는 없다고 한다. 김 하사는 “지금은 보병이지만 군대시절 취득한 차량정비자격증을 활용해 정비 쪽으로 옮기고 싶다”며 “부사관의 학력수준이 많이 높아져 임관 후에도 계속 공부하려는 사람이 많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