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만남 가능한데 용돈 얼마쯤 주실 수 있죠?"
경찰의 삼엄한 성매매 단속을 피해 음성적으로 성을 사고 파는 행위가 버젓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1대1의 은밀한 만남을 전제로 변태적인 성행위가 벌어지고 있어 '성병' 등의 위험에도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성매매의 흥정이 이뤄지는 곳은 속칭 '전화방'과 '남성 휴면텔', '휴게텔'이라는 이름의 경찰 분류상 풍속업소들.
이 곳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직접 업소를 찾았다.
지난 16일 오후 전북 전주 중화산동의 한 '남성 휴게텔'에 들어서자 카운터 뒤로 여러개의 방에 번호가 붙어 있었다.
이 곳의 한 시간 이용료는 1만8000원.
돈을 지불하자 카운터의 직원은 방을 안내해 줬고, 안내를 받은 방안에 들어가 보니 간이 쇼소파와 TV, 전화기만이 2평 남짓한 공간에 놓여 있었다.
TV에서는 성인방송이 방영되고 있었고 몇 분 뒤 전화벨이 울렸다.
전화벨의 주인공은 '끈적'한 목소리로 자신을 30대 중반의 유부녀라고 소개했다.
이같은 방식으로 전화 통화를 한 여성은 한 시간 동안 10여통에 이르렀고, 전화 통화 내내 서로의 호감 정도와 만남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등 조건만남을 위한 사전작업을 벌였다.
통화가 이뤄진 대부분의 여성들은 자신을 '30대 중 후반의 유부녀다'고 말했고, 간혹 20대 초·중반 정도의 앳된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본격적인 조건만남의 흥정이 오가는 시간.
통화를 한 여성들은 하나같이 '성매매대금'을 '용돈'이라 표현했다.
충격적인 것은 이들 여성 대부분이 '2대1 성관계'와 '동성애가 가능하냐'는 질문을 아무렇지도 않게 건네고 있어 변태적 성행위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음을 짐작케 했다.
드디어 20대 중반의 여성으로부터 '2대1 성관계'제의를 받은 뒤 전주시 인후동의 모처에서 만남을 갖기로 하고 약속장소와 휴대전화번호를 교환했다.
이들은 '먼저 모텔에 들어가 방을 잡고 기다리라'고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그들의 말대로 방을 잡고 기다리자 2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여성 2명이 방안으로 들어왔고 그들은 곧바로 '용돈' 흥정을 시작했다.
잠시후 '기자'신분을 밝히고 취재를 요청하자 강하게 거부하며 항의를 해 왔지만 설득이 이뤄져 몇가지를 알아낼 수 있었다.
그것은 전화방에 접근한 대부분의 여성들이 '생황정보신문의 광고를 보고 시작했다는 것'과 '조직적'이지 않은 순수 개인들이 자유의사에 의해 성매매를 시도한다는 것.
또 2대1 등의 집단 성행위가 이뤄질 경우 '성매매단가'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들과 헤어진 후 또 다른 30대 중후반의 여성과의 통화에서는 집에서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처음 전화방에 전화를 했지만, 점차 스릴을 느낄 수 있고 돈을 벌수 있다는 유혹을 이기지 못해 성관계를 맺게 되는 경우도 있음을 알아낼 수 있었다.
17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이같이 성매매가 이뤄질 수 있도록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업소는 도내에 12개 정도.
하지만 이들 업소는 자유업소로서 '허가제'가 아닌 '등록제'로 영업을 할 수 있고 신규개업과 폐업이 수시로 이뤄지고 있어 정확한 숫자를 파악하기가 힘들다는 것이 경찰관계자의 전언이다.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오수연 간사는 "성구매자들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존-스쿨에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상당수의 남성들이 전화방을 통해 성매매를 한 사실이 나타났다"면서 "전화방에서 성매매를 하는 여성들이 이들 남성들로부터 2-3차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위험이 크다"고 염려했다.
또 "생활정보신문을 통해 쉽게 전화방에 접근할 수 있는 현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면서 "이와 관련된 사회적 논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