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논객 '미네르바'에 대해 KBS와 MBC가 상반된 보도를 내놨다. KBS '생방송 시사 360'과 MBC '뉴스데스크'는 하루 간격으로 미네르바의 행보를 상반된 시각으로 보도했다. 미네르바는 미국발 금융위기와 전개 상황을 정확히 예측해 네티즌들 사이에 '인터넷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고 있는 인물이다.

◆어두운 지하실에 앉아 있는 미네르바

KBS '생방송 시사 360'는 지난 17일 '미네르바 신드롬, 왜?'라는 제목의 방송을 통해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예고, 물가 상승 및 환율 폭등 경고 등 그의 활약상을 보여줬다. 하지만 "(미네르바가 주장한) 한국은행과 IMF 달러 스왑 체결 예측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며 정부 측 관계자들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또 '50대 전직 증권맨'으로 알려진 미네르바를 어두운 지하실에 앉아 있는 남성의 실루엣으로 처리했다.

프로그램 게시판에는 “그를 의도적으로 부정적으로 표현한 것 아니냐”는 글 수십 개가 올라왔다. 네티즌 하상호씨는 “공영방송이 이게 뭐냐. 도움을 받은 사람도 많은데 지하실 간첩처럼 묘사하다니이러면 안 된다”고 밝혔다. 또 방송을 본 미네르바가 “FRB 스왑을 말한 적은 있어도 IMF 스왑을 하라고 한 적은 없다”고 반박 글을 올렸다.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는 이와 관련해 19일 진보신당 당원게시판에 (KBS 보도 방식은) 미네르바 신드롬의 본질인 '발언의 자유'를 제치고 그의 예측이 얼마나 맞았는지 채점하는 식의 방송을 한 것은 잘못"이라고 밝혔다.

◆'미네르바에게 한 수 배워라'

반면 MBC는 미네르바에 우호적인 보도를 해 네티즌들의 환영을 받았다.

MBC '뉴스데스크'의 신경진•박혜진 앵커는 18일 방송 마무리 멘트에서 "요즘 인터넷 경제논객 미네르바로 시끄럽다, 찬반논란이 있고 월간지에 기고가 실리고 비난방송까지 나왔다, 이렇게 된 까닭은 그의 분석이 정부보다 더 정확하고 논리적이기 때문"이라며 "누구인지 찾아내고 입을 다물게 하기보다는 미네르바의 한 수에 귀를 기울이는 게 맞아 보인다"고 말했다.

방송이 나간 뒤 게시판 등에는 “두 앵커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한 네티즌은 “정보당국은 미네르바의 입을 막을 생각을 하지말고 조언을 들으라”고 밝혔다.

미네르바는 최근 신동아 12월호 기고를 통해 내년 3월 이전 '최악의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을 경고해 여론의 관심을 불러 일으킨 상태다.

그는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을 맞이하는 정부 대응 기조가 현재처럼 이어진다면 내년 3월 이전에 파국이 올 수 있다"며 내년 한국 경제를 비관적으로 예측하고 일본의 IMF 외환보유액 제공 등 일본계 자본의 저의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 헤지 펀드의 배후에는 일본 엔케리 자본이 버티고 있다"며 자신이 최근 인터넷에 올린 '노란 토끼'가 환투기 세력을 언급한 것이라고 밝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KBS '생방송 시사 360' 미네르바 방송이 나간후 시청자 게시판 캡쳐화면
다음 아고라에 올라온 '미네르바' 글 캡쳐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