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항하려는 항공사가 없어 공항 문조차 열지 못하고 있는 울진공항을 민간조종사를 양성하는 비행훈련원으로 사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고 1일 중앙일보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대중 정부 때인 1999년 말 착공한 울진공항은 계획을 세울 때부터 이용자가 없을 것이란 지적이 있었다.

정부는 이런 지적을 무시한 채 공사를 강행했다. 이영혁 항공대 항공교통물류학부 교수는 “(울진공항은) 지역구 챙기기에 열을 올린 정치인들의 정치 논리와 함께 정부의 부실한 수요 예측이 빚어낸 예정된 실패”라고 말했다.

국토해양부 정일영 항공철도국장은 31일 “울진공항에 정부가 훈련원으로 사용할 수 있게 기본 설비를 해준 뒤 민자를 유치해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용역을 줬다”고 말했다.

국내 비행훈련원은 현재 하나뿐이다. 대한항공이 한국항공대에 위탁해 운영 중인 제주 정석비행장이다. 한서대•한국항공대 등 일부 대학에서는 자체 교육용으로 활주로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2002년 문을 연 양양공항은 지난달 26일 정기노선이 모두 없어졌다. 그러나 아직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울진공항과 함께 용도 변경을 검토 중인 양양공항은 훈련원으로 쓰기에는 규모가 너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울진공항 건설 얘기가 처음 나온 것은 1990년대 초다. 착공 직후인 2000년에는 한국교통연구원이 하루 이용객이 50명에 불과할 것이란 보고서를 냈다. 그럼에도 공사가 강행된 것은 당시 실세였던 정치인 K씨의 입김 때문이었다는 소문이 있었다. 2003년 개항 예정이었으나 수요가 없어 2005년, 다시 올해 말로 개항이 연기됐다.

국제공항인 양양공항은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7년 1월 착공됐다. 당시 건교부는 “안개로 결항이 잦은 속초공항과 시설이 빈약한 강릉공항을 대체할 목적”이라며 “중국•일본 관광객을 대거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양공항은 개항 첫해 49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이후 줄곧 수십억원에서 100억원대의 적자를 면치 못했다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