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40여년 현역 목회자 생활을 은퇴하는 신경하 목사는“자신과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과 최선을 다해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려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한수 기자

"40여년 목회생활을 마치는 입장에서 저 스스로 묵상하고 기도했던 내용을 여러 사람과 나누고 싶어서 정리했습니다. 길을 묻는 이들에게 구김이 많은 낡은 지도 한 장이 되면 좋겠습니다."

이달 말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직을 은퇴하며 일선 목회현장을 떠나는 신경하(67) 목사가 최근 《매일 아침 1분》(은행나무)을 펴냈다. 신 목사는 인천 강화 출신으로 감리교신학대를 마치고 군남제일교회, 대광교회, 의정부서부교회, 도봉교회, 우이교회, 아현감리교회 등에서 담임목사를 역임했다. 《매일 아침 1분》은 문자 그대로 200자 원고지 2장 정도 분량의 글 속에 하루를 시작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수록된 글은 1년 365일 중 일요일을 제외한 313편이다. 은퇴를 앞둔 목회자다운 경륜과 여유 그리고 삶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쪽마다 배어있어 현대의 잠언을 대하는 듯하다.

그가 보는 우리의 모습은 "'먼저'와 '나중' 논리로 싸우고" 있다.

"우리 사회에는 '먼저'와 '나중'의 논리가 팽팽합니다. 한쪽은 이해해주면 존경하겠노라 하고, 다른 한쪽은 존경하면 이해하겠다고 합니다." 그가 제시하는 해답은 "먼저 행하라"이다. 그는 또 "사람을 선택하고 판단하는 세 가지 도구가 있다"며 "손가락과 눈, 가슴인데 대부분 사람들은 손가락 끝으로 판단한다"고 말한다.

행복에 대한 논리도 명쾌하다. "가장 큰 (행복의) 비결은 '최대한'이 아니라 '최소한'에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언더우드 선교사의 증손자인 원한광 교수가 미국으로 돌아가며 "한국에 사는 동안 단 한 번도 경기가 좋아졌다, 살 만하게 되었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우리의 행복에 대한 태도가 어떤지 짐작이 된다.

'우리는 욕심을 포기하고 희망을 투자해야 하는데, 희망을 포기하고 욕심을 투자한다'는 문장도 문득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든다. 이렇게 313편의 모든 글은 현재의 우리 모습을 반추하게 한다. 인천고 재학 시절 독서클럽으로 시작된 독서의 힘이 각각의 글에서 발휘되고 있다.

신 목사는 "책 전체를 관통해서 전하고 싶은 말은 '섬김'이었다"고 했다. 신 목사는 교계에서 '집 한 칸 없는 목회자'로도 유명하다. 그는 "행복하고 감사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담임목사와 감독회장을 맡고 있을 때는 교회와 교단에서 사택을 마련해줘서 살았다"며 "담임목사는 교회에서 무슨 일을 할 때면 먼저 헌금하고 모범을 보여야 하기 때문에 따로 집이나 땅을 마련할 생각도 없었다"고 했다.

그는 감독회장 재임 중 가장 기억나는 일로 '희망프로젝트' '희망심방'을 들었다. 재정 형편이 어려운 미자립 교회나 선교시설 등을 월 1회 방문하는 행사였다. 그는 "빛나지 않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는 그분들을 격려하면서 저 스스로 많은 교훈을 받고 목회하는 의미를 깨닫곤 했다"고 말했다. 신경하 목사는 "훌륭한 목사로는 모자랐지만, 행복한 목사가 되는 데는 과분함을 누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