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Washington·1732~1799·사진 왼쪽)이 독립전쟁을 승리로 이끈 뒤 "왕위에 오르라"는 제의를 거절하지 않았다면, 지금 미국은 누가 통치하고 있을까?
미 주간지 뉴스위크는 이에 대해 "족보학자들의 연구 결과 텍사스 주에 살고 있는 사업가 폴 에머리 워싱턴(82·사진 오른쪽)이 가장 유력하다"고 8일 보도했다. 조지 워싱턴의 직계 후손인 그는 현재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아내를 돌보며 사는 평범한 미국인이다.
폴은 조지 워싱턴의 큰 형인 사무엘(Samuel)의 5대손이다. 그는 인터뷰에서 "(만약 왕이 됐다면) 나는 좋은 왕이 됐을 것이라고 확신하지만, 이 나라는 왕 없이도 잘 되고 있다. 선조(先祖) 조지의 (왕위 거절) 선택은 탁월했다"고 말했다.
워싱턴 가(家)의 잃어버린 후계자 찾기는 워싱턴이 사망한 지 100여년이 지난 1908년 미국의 한 신문에 의해 본격화됐다. 하지만 워싱턴은 결혼은 했었지만 슬하에 자녀가 없었기 때문에 가까운 친척 찾기는 쉽지 않았다. 더구나 당시는 통신수단이 발달되지 않아 일일이 현장 확인을 해야 했다. 결국 오하이오까지 이어졌던 가계(家系) 추적은 실마리를 잃고 중단되고 말았다.
'잃어버린 왕(lost king)'을 찾게 해준 것은 역시 인터넷과 과학기술의 발달. 유전공학자 메간 스몰레니야크(Smolenyak)는 DNA 분석회사인 '앤세스트리 닷컴'과 검색사이트 '구글(google)'을 이용해 워싱턴 가문의 후손 8000여명을 찾아냈다. 그리고 워싱턴이라는 성(姓)을 쓰고 있는 남자 200명을 골라 낸 뒤 다시 조지 워싱턴과 족보 상 가장 가까운 폴을 찾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