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 사이버 모욕죄와 인터넷 실명제 강화를 위한 신설 법안(일명 '최진실법') 제정 논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연예인 노조가 6일 "악플(악의적 댓글) 방지 대책을 강구하는 모든 노력에 적극 동참하겠다"며 사실상 지지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최진실씨 유족측은 법안에 최씨의 실명을 쓰는 것에는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탤런트·희극인·가수 등 1만3000여명의 대중문화예술인이 가입돼 있는 한국방송영화공연예술인노조(이하 한예조)는 이날 고(故) 최진실씨 자살과 관련, "악플(악의적 댓글)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인터넷 민주주의를 구현하고자 관계 기관과 함께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예조는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인터넷 악플의 가장 심각한 폐해는 터무니없는 주장이 유포돼도 피해 당사자가 아무런 대응을 할 수 없는 '무자비한 폭력성'에 있다"고 밝혔다.

최진실씨 자살사건 이후 정치권에서의 사이버 모욕죄와 인터넷 실명제 도입을 둘러싼 공방은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반드시 관련 입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고, 민주당은 기존의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 법안에 피해자인 '최진실법'이란 이름이 붙으면서 '인터넷 실명제 서명운동'이 벌어지는 등 찬성 여론이 높아지자 민주당은 당혹해 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관계자는 "'잃어버린 10년' 등과 같은 '이름' 때문에 손해를 많이 봤는데 이번 '최진실법' 논란에서도 그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일단 최진실씨가 소속됐던 SBM 서상욱 대표는 "최씨의 유족들은 법안에 최씨의 실명을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해 (민주당) 최문순 의원측에 유족들의 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법안 추진 과정에서 고인의 실명이 사용되지 않도록 고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