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VD(Realization=vivid dream), 생생하게 꿈꾸면 반드시 이뤄진다고 믿어요."
대구 경신고 2학년 나영인(17)군은 늘 교복주머니에 '꿈의 쪽지'를 넣고 다닌다. 쪽지에는 이루고 싶은 목표가 적혀있다. '내신 1등급을 유지한다. 수능날 긴장하지 않는다. 후회없는 하루를 보내자' 등이다. 공부가 힘들 때 쪽지를 펴본다. 쪽지에는 자신이 그려나갈 꿈이 꿈틀댄다.
■꿈과 시련
나영인군이 재학 중인 경신고는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학군'에 위치한 명문고다. 그는 고교 2년 간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고, 몇달 전 치른 교육청 모의고사에서 전과목 1등급을 차지했다. 백분위는 99.98%. 또 종로학평 모의고사에서 전국 2등을 할 정도로 공부를 잘한다.
자신의 공부 이유에 대해 그는 "세상과 나 자신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공부한다"고 했다. 그리고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좋은 대학'에 입학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장래 포부도 똑바르다. 순수인문학을 전공해 "인류사에 보탬이 될 지성인이 되고 싶고, 새로운 사상도 만들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당차다. 내심 서울대 철학과 진학을 생각했다.
하지만 지난해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시는 바람에 시련이 닥쳤다. "정신적으로 공허하고 요즘도 모든 것이 허무하게 느껴지기도 한다"고 고백했다. 또 대학에 진학한 뒤 학비문제도 걸림돌이다. 배고픈 인문학을 즐겁게 공부할 수 있을까, 버텨낼 수 있을까 하는 회의도 든다. "지금 당장 목표가 무엇인지 뚜렷이 말씀드리기 어렵다. 경영학이나 경제학을 택할까 하는 고민도 한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어머니와 함께 공부
나군은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와 함께 공부했다. 그러다 보니 학원갈 일도 없었다(고1때 영어학원에서 프리토킹 수업을 잠시 들은 것이 전부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독서실과 학교 도서관을 향할 때 그는 가방을 챙겨 집으로 간다. 하루 일과도 평범하다. 지난 여름방학 동안 오전 8시까지 등교해 오후 6시쯤 귀가했다. 공부는 저녁을 먹고 8시 30분부터 시작해 12시 30분쯤 잠을 청했다. "습관이 돼서인지 학교시험 기간 외에는 거의 12시 30분쯤 잔다. 덕분에 수업시간에 완전 집중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자투리 시간도 활용한다. 등·하교 때 일부러 한적한 곳에서 지하철을 탄다. 영어단어를 외우기 위해서다. 또 야간자습 마치기 5~10분 전까지 집중하려 노력한다. 계획은 어린 시절부터 일간계획표를 짜왔지만 요즘은 습관이 돼 하루 공부량을 머릿속에 그려놓는다. 또 시계를 보지 않으려 애쓴다. "쉬는 시간과 공부 시간을 철저히 분리하고 공부할 때는 중간중간 쉬는 시간없이 계속 이어 나가고, 쉴 때는 한꺼번에 쉬어요."
'IQ가 좋으냐'는 질문에 "노력형"이라고 했다. "거실에서 배운 단어를 방에 들어오면 까먹는다"고 웃었다.
"천성적으론 머리가 나빴을지 몰라도 성실하게 공부하면 자연스레 '머리가 좋아지는 효과'가 나타난다고 믿어요. 돌이켜 보면 어머니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초등학교 시절, 모르는 영어단어를 체크해 놓으면 어머니가 대신 사전을 찾아 단어장에 기입하셨어요. 그런 단어장이 벌써 7권이 됩니다. 수학 문제지도 몇 번이나 쓰고 지웠는지 모릅니다."
■"공부비결은 정성들여 공부하는 것"
나군은 "공부 잘하고 못하고는 의지 차이"라고 생각한다. 이 때 '의지'란 '앞으로 잘해야지, 이제 공부해야지'하는 단순한 자기구호가 아니다. 구체적인 실천이 수반돼야 한다. 또 유혹이 있다면 뿌리쳐야 한다.
"집중력이란 지금 하고 있는 공부에 얼마만큼 정성을 쏟아 붓느냐입니다. 문제를 풀더라도 그냥 답만 적어 내려가선 안돼요. 답안지에 의존해 수동적으로 학습하는 것은 스스로 '문제 푸는 기계'로 전락하는 것이지 집중력을 발휘한 공부가 아닙니다. 정성을 들여 최선을 다하는 공부만이 자기 것이 됩니다."
언어영역 공부방법도 비슷하다. "지문을 정성을 다해 있는 그대로 읽는다"고 한다. "수능에서 요구하는 것은 지문을 얼마나 정확하게 읽느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외국어영역은 어휘가 중심이라 생각한다. 시간 날 때마다 어휘를 외운다. 요즘은 수능 어휘수준을 넘어 텝스 어휘를 공략 중이다. 수리영역은 개념 중심이다. 개념만 확실히 다지면 어떤 응용문제도 풀 수 있다는 생각이다. "어려운 문제에 막히더라도 개념으로 돌아가 생각하면 저절로 풀리는 것이 수학"이라고 했다. 사회탐구영역은 수업위주다. 수업시간에 확실하게 개념을 공부하고 시험기간에 많은 문제를 푼다.
〉〉 나영인군이 선택한 교재 목록
언어:꿈틀 언어영역 시리즈, EBS인터넷수능, 해법 문학참고서
수리:수학의 정석, EBS인터넷수능 고득점 200제, 한석현의 등급이 바뀌는 4점
영어:EBS인터넷수능 고득점 200제, EBS인터넷수능 영문법 특강, EBS인터넷수능 영어 독해연습, 비상 외국어영역 장문독해.
사탐:숨마쿰라우데 한국지리·경제·윤리, 완자 한국지리·경제·윤리, 메가스터디 500제 경제·한국지리·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