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하구를 찾는 재갈매기가 작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재갈매기는 남해안에서 겨울을 보내고 다시 시베리아로 떠나는 대표적인 겨울 철새. 2월 말부터 한 달간 한강 하구에 머물며 단백질을 보충한 뒤 시베리아로 머나먼 원정을 떠난다.

올해는 작년 6만 마리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11만여 마리가 김포시 일산대교 아래 한강 하구를 덮고 있다.

재갈매기 숫자가 올해 특히 늘어난 것은 김포시 걸포동과 고양시 법곶동을 잇는 일산대교 건설을 위한 물막이 공사 덕에 재갈매기가 앉아 쉴 수 있는 토사(土沙) 면적이 늘어났기 때문. 사단법인 야생조류보호협회에 따르면, 2003년 8월 일산대교가 착공된 뒤 김포시 하성면 전류리에서 홍도평야 일대 한강 유역에 모래 등 퇴적물이 쌓이기 시작해 현재 길이 4㎞, 폭 800m 정도로 퇴적층이 커졌다.

또 재갈매기가 좋아하는 먹이인 갯지렁이가 올해 특히 풍족한 것도 재갈매기가 늘어난 이유로 분석된다.

지난 16일 오후 김포시 걸포동 일산대교 아래 토사(土沙)위에 하얀 재갈매기 수 만 마리가 날아들었다. 한강 하구는 재갈매기가 번식지인 러시아 시베리아로 떠나기 전 한달 정도 머무는 휴식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