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의 연봉은 보통 투구 이닝에 비례한다. 당연히 많은 이닝을 던지는 선발투수가 불펜투수보다 많은 연봉을 받게 된다.
지난해 성적을 기준으로 100이닝 이상 던진 선발투수 27명의 평균연봉은 약 2억1420만원이었다. 40이닝 이상을 기록한 48명의 불펜투수들의 평균연봉은 약 8027만원으로 선발 평균의 37.5%에 불과했다. 불펜투수의 경우 8개 구단 전체 평균연봉 8472만원보다 적었다.
고액 연봉투수들 면면을 봐도 거의 모두 선발투수들이다. 한화 마무리 구대성이 6억3000만원으로 투수 최고 연봉자였으나, 공동 2위에 오른 LG 박명환과 삼성 임창용(이상 5억원), 공동 4위 롯데 손민한, 현대 김수경(이상 4억원), 7위 두산 리오스(3억3510만원) 등 상위 랭커들 대부분이 선발투수였다.
이는 곧 선발투수의 팀에 대한 공헌도가 불펜투수보다 더 높음을 뜻한다. 구단에서 연봉을 정할 때 기준이 되는 연봉고과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게 바로 투구이닝이기 때문이다.
실제 감독마다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투수의 보직을 정할 때 가장 구위가 좋은 순서대로 선발, 마무리, 중간계투를 맡긴다. 물론 삼성 오승환이나 KIA 한기주처럼 팀내 최고의 구위를 자랑하지만 개인의 특성 때문에 선발이 아닌 마무리로 뛰는 경우도 있다.
불펜투수 중에서도 중간계투보다 마무리가 훨씬 많은 연봉을 받는다. 구대성을 비롯해 오승환, 두산 정재훈, SK 정대현 등 다른 마무리들도 1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았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마찬가지다. 선발투수들이 훨씬 많은 연봉을 받는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선발투수들의 평균연봉은 426만달러(약 40억원)로 불펜투수들의 166만달러(약 15억9000만원)보다 약 2.6배 높았다. 또 지난해 연봉 '톱25' 가운데 바톨로 콜론, 앤디 페티트, 제이슨 슈미트 등 투수가 5명이었는데 모두 보직은 선발이었다. 불펜 최고연봉은 뉴욕 양키스의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로 1050만달러였다.
수많은 투수들이 불펜보다 선발 보직을 원하는 큰 이유중의 하나가 바로 이같은 주머니 크기의 차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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