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필자의 사고가 조직화되는 과정이다. 다시 말하면 조직적인 사고 과정 없이는 좋은 글을 쓸 수 없다는 뜻이다. 이광모 교수는 "문법이나 글 쓰는 기술을 배우기에 앞서 깊이 있는 사고력을 키워야 한다"며 "사고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올바른 독서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논리적 글쓰기는 단순히 쓰기만이 아니라 읽기와 함께 이루어진다. 쓰기가 글을 작성하는 것이라면 읽기는 글을 분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분석적·비판적으로 읽는 훈련을 하라
이 교수는 "책을 무조건 많이 읽는다고 해서 사고력이 길러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분석적, 논리적으로 읽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분석적 읽기'란 책에서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주장이 무엇이며, 그 주장의 근거는 어떤 것인지를 논리적으로 분석하는 단계이다. 이 때는 자신의 주관적 견해나 가치관을 개입시키지 않고 단순히 글의 내용과 필자의 서술 방식을 파악해야 한다. 필자의 주장과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흐름을 따라 읽는다.
분석적 읽기가 어느 정도 이뤄진 다음에는 '비판적 읽기'로 들어간다. '비판적 읽기'는 책에서 필자가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제시하는 논증들이 과연 정당하고 충분한 것인지를 검토하는 작업부터 시작된다. 필자가 제시한 논증이 정당하고 충분하다면, 다음으로 과연 필자의 선택이 최선의 것인지 혹은 그러한 선택이 우리 사회에서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를 살펴봐야 한다. 책과 독자의 삶과 연결시키는 과정이 바로 '비판적 읽기'이다. 이 교수는 "'비판적 읽기' 단계에서는 책을 읽는 동안 의문을 갖고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필자는 왜 이런 제목을 붙였을까, 왜 이 문장 다음에 이 문장을 썼을까, 이보다 더 좋은 문장은 없을까, 왜 이런 주장을 했을까 등 여러 가지 의문을 떠올리고 답을 찾아본다.
■하나의 글을 여러 번 고쳐 써보라
글은 많이 써 볼수록 좋다는 말을 자주 들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이 교수의 생각은 이와 조금 다르다. 그는 "여러 편의 글을 쓰기보다 한 편의 글을 여러 번 고쳐 써 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세 가지 주제로 세 편의 글을 쓰는 것보다 하나의 주제로 세 번 고쳐 쓰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의미이다. 왜 그럴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글을 잘 쓰건 못 쓰건 간에 자신의 글은 논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완성된 글을 다시 읽어봐도 잘못된 점을 잘 찾지 못한다. 필자는 자신이 어떤 생각으로 글을 썼는지 잘 알고 있다. 글을 읽을 때 자신의 생각과 겹쳐 읽기 때문에 허점이 있어도 잘 보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글을 읽는 독자들은 필자의 생각을 온전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뿐더러 논리상의 오류도 금세 발견해낸다. 이 교수는 "자신의 글은 논리적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해야 한다"며 "한 문장 한 문장 꼼꼼히 읽어가며 글의 허점을 찾아 여러 번 고쳐 쓰라"고 강조했다.
글을 고쳐 쓸 때는 가장 먼저 문장을 살핀다. 맞춤법이 틀린 부분은 없는지, 비문을 쓰지는 않았는지 확인해 고친다. 그 다음 문장과 문장 사이가 논리적인가를 따져본다. 앞뒤로 이어진 논리적으로 타당한지, 문장과 문장 사이에 논리적 비약은 없는지 살핀다. 그 다음으로 단락과 단락이 체계적으로 연결됐는지를 확인해본다.
■글의 주제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는 연습해야
논증적 글쓰기에서는 문제 파악과 주제 설정이 가장 중요하다. 문제에 주어진 예문이나 제시문을 읽을 때, 그 글의 주제(주장)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글을 쓸 때에도 어떤 문제에 대한 자신의 주장(주제)과 입장을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 주제를 설정할 때는 다음의 세 가지 원칙을 기억해야 한다. 한 문장으로 표현할 것, 긍정의 서술문으로 표현할 것, 감정이 개입되지 않은 중립적 언어로 표현할 것 등이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문제에 대해서도 세 가지 원칙을 지켜가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보는 것이 좋다. 이 교수는 "글을 읽고 주제를 긍정의 서술문으로 된 한 문장의 주제문으로 표현하는 연습을 꾸준히 하면 주제를 파악하는 능력과 자기 주장을 세우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각 대학 논술시험에 자주 등장하는 '제시문을 요약하라'와 같은 문제에서는 글을 읽고 각 단락의 주제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요약형 문제를 접했을 때는 먼저 각 단락의 중심 문장에 밑줄을 긋고 죽 이어서 읽어보자. 각 문장이 논리적으로 매끄럽게 이어지면 성공적으로 요약한 것이다. 문장과 문장 사이가 논리적으로 잘 맞지 않으면 잘못된 요약이다. 이 교수는 "중심문장을 찾아 연결한 뒤 이를 자신의 어휘와 문장으로 재구성한다면 훌륭한 논술답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