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성격은 고려하지 않은 채 무조건 공부 잘하는 아이의 공부방법만 따라한다면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을까? 밤새워 공부만 한다고 해서 전교 1등이 되지 않는 것처럼 같은 학습내용이라도 누가, 어떻게 공부했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한국에니어그램 리더십 연구소 김태흥 소장은 저서 ‘내 성격에 꼭 맞는 맞춤공부법’에서 “자신의 성격에 맞는 공부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에니어그램(enneagram)이란 인간의 성격을 9가지 유형으로 나눠 개인의 감정이나 행동의 원천이 되는 본질을 찾는 성격검사도구이다. 김 소장으로부터 9명의 대표위인들을 통해 9가지 성격유형에 맞는 공부법을 알아봤다.
◆마틴 루터 킹형|모든 일을 완벽하게 하려 하고 까탈스럽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 비판적인 성격이 강한 유형이다. 자신이 목표한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스스로를 심하게 질책한다. 이 같은 유형이 학업성취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공부의 기본기를 익혀야 한다. 노트정리법, 예습·복습방법, 오답노트 활용법 등을 정해놓으면 누가 뭐라 해도 실천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마더 테레사형|앞장 서서 친구를 돕지만 다른 사람의 평가에도 지나치게 민감한 유형이다. 대화 상대가 기분 좋도록 고분고분 이야기하다가도 상대가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공격적으로 돌변하기도 한다. 친구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공부도 친구들과 함께 하면 스트레스도 받지 않고 훨씬 집중할 수 있다. 또 수용적이고 주변 사람의 말을 잘 듣는 성품이기 때문에 자신만의 학습멘토를 만드는 것도 성적을 향상시키는 지름길이다.
◆오프라 윈프리형|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요시하며 어떻게 하든 1등이 돼야 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다. 경쟁에 민감하기 때문에 성적이 떨어지면 분해서 울거나, 시합에서 지면 다시 하자고 떼를 쓰기도 한다. 성취욕이 강해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계획을 세워놓으면 무조건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성적이 떨어지면 결과에만 연연해 하거나 변명만 하지말고 그 이유가 무엇 때문인지 분석해야 다음 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가질 수 있다.
◆빈센트 반 고흐형|일상생활을 지루하고 답답하게 여겨 현실세계와는 거리가 있는 분야를 좋아하고 신비스럽고 공상적인 것을 좋아하며 작은 일에도 상처를 받는다. 감정이 예민한 만큼 주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아 공부 환경이 나쁘다고 자주 불평한다. 이런 유형의 아이들은 틀에 짜인 일이나 반복학습에 곧장 싫증을 내므로 이미 배운 것을 복습하는 것은 효과가 떨어진다. 반면 새로운 것을 탐구하려는 욕구가 강해 예습위주로 공부하는 것이 학업성취도를 높일 수 있다.
◆아인슈타인형|간섭받지 않고 관찰에만 몰두하려는 스타일로 부모를 비롯해 다른 사람이 자기 생활에 간섭하는 것을 무척 싫어한다. 친구들과 어울리기보다는 혼자 지내는 것을 좋아하고, 여럿이 함께 공부하거나 토론하는 것보다는 혼자 조용히 공부하는 것을 좋아한다. 스스로 원리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면 진도를 나가지 못하기 때문에 어떤 과목을 공부하던지 기본 개념을 숙독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바람직하다.
◆신사임당형|걱정이 많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항상 미리미리 준비를 하는 신중한 성격의 유형이다. 안정을 중요시하므로 예습보다는 복습을 하는 게 효과적이다. 이미 공부한 것을 다시 봄으로써 일관성을 가질 수 있고, 자신이 아는 것을 확인하고 확실히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으므로 마음의 안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모차르트형|집중력이 부족한 대신 동시에 여러 일을 해내는 스타일로 한 가지 일을 하다가도 다른 것에 관심을 두는 등 긴 시간 동안 한 가지 일에만 집중 못한다. 계획을 세우길 좋아하지만 힘든 상황을 만나면 금세 그만 두고 다른 계획을 세운다. 이 때문에 분량 중심의 계획이 아니라 '10시부터 10시 30분까지 국어'라는 식의 짧은 시간 단위로 공부계획을 세우면 좋다. 틀에 짜인 공부법보다는 직접 체험하는 공부법이 효과가 높다.
◆칭기스칸형|성적에 관해서는 무사태평이지만 자기의 약한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절대 보이지 않으려고 하는 골목대장 같은 성격의 유형이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기 때문에 제대로 이해했는지 굳이 확인하지도 않는다. 일단 나쁜 습관을 가지면 바로잡기가 매우 어려우므로 애초에 좋은 공부습관을 기르는 게 중요하다. 특히 혼자보다는 그룹으로 공부하면 리더로서의 기질을 발휘해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짧은 시간 내에 많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링컨형|평소에는 느긋하다가 제한시간이 다 되어서야 뒤늦게 일을 마치느라 바쁘지만 결코 포기하는 법은 없다. '나중에 하지 뭐'라며 공부를 미루지만 시험 전날 벼락치기 공부에서는 누구보다 집중력을 보인다. 편한 것을 좋아하는 만큼 금방 학습태도가 흐트러지고 다른 일로 시간을 허비할 수 있으므로 자신이 가장 집중을 잘하는 시간을 체크해 그 시간만큼은 공부시간으로 못박아 공부하면 능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