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방식의 남녀 차이’란 묵은 소재가 시류를 제대로 만난 걸까? ‘변·신(卞·申) 커플’의 위험한 밀애가 정국을 휩쓸고 나자 남녀의 심리적 성차(性差)와 이성(異性) 해석 방식을 논한 책들이 최근 철 만난 듯 나왔다.
'남자, 여자를 해석하다'(허브 골드버그 지음, 진성록 옮김, 부글books, 320쪽, 1만3000원)는 "여자는 솔직히 털어 놓으라고 해놓고 남자가 정작 속을 드러내면 왜 보복할까" 같은 도발적 물음에 대해 해설한다. 저서 '남성 되기의 위험'(The Hazard of Being Male·1976)으로 남성운동을 열었다고 평가 받는 캘리포니아 주립대(CSU) LA 심리학 교수가 낸 책(원제 What men still don't know about women, relationship and love)이다.
“남자들이 이용당할 때엔 교제의 대부분이 남자의 능력(용돈·언약 등)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남자로부터 얻어내는 데 능한 여자는 다른 사람에게 그 의도를 읽히지 않는다” “여자의 로맨틱한 태도는 실제 사랑이 아니며, 자신을 방어하고 욕구를 충족하는 방식이다” “남자들은 자신이 나약하다고 느낄 때 화를 내고, 여자는 진정 화날 때 나약하게 행동한다” “여자는 헌신과 친밀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기만 하면, 상대로부터 경제적 지원 같은 사항이 필요 없을 경우 관계를 쉽게 끊는다” “관계가 끝나면 남자들이 침묵하는 것은 의사 전달능력이 약하고 ‘이래도 저래도 욕먹을’ 것을 아는 남성의 유일한 선택이다”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당신의 본능은 안녕하십니까?'(허행량 지음, 랜덤하우스, 344쪽, 1만원)는 인간이 고작 1000분의 6초 만에 처음 본 이성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낀 뒤, 자신만의 고유한 사랑 지도(love map)를 그리고, 이성에 대한 매력적 속성이 혐오스러운 속성으로 변해 관계를 끝내게 되는 현상(치명적 유혹·fatal attraction)에 이르는 흐름을 커뮤니케이션에 초점을 맞춰 분석한다.
세종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인 저자는 “여성은 경제력·지위·야망 등 일정 기준을 넘는 데이트 상대를 고르는 반면, 남성은 상황에 따라 기준과 타협한다”며 ‘성본능의 불협화음’이 존재한다고 설명한다. 그는 “남성은 눈, 여성은 지갑에 속는다” “남성은 방향을 가리지 않지만 여성은 늘 상향 지원한다” “복수(複數) 교제 때 남성은 나이와 신체적 매력에 집착하고, 여성은 경제력 다음으로 신체적 매력을 따진다” “남성은 여성에 대한 섹스 접근권, 여성은 남성의 투자 규모에 따라 외도를 결정한다. 외도할 때 여성은 외모 유지를 위한 직접적인 생물학적 투자, 남성은 음식·돈·보호·보안 등 간접투자가 대부분이다” “본능적으로 남성은 다다익선 전략 때문에 단기 파트너를, 여성은 올인 전략 때문에 장기 파트너를 선호한다”고 적었다.
'여자의 대화법은 男다르다'(필리스 만델 지음, 신윤경 옮김, 한스미디어, 396쪽, 1만2000원)는 여성이 언어 습관에서 손해 보고 있다는 입장에서 쓴 커뮤니케이션 계발서. "제가 보기에는" "여러분이 더 잘 아시겠지만" "…같은 느낌이 듭니다"처럼 스스로 메시지를 약화시키는 화술을 우선 지적하고, 그 해결책으로 "첫째, 둘째…" 식으로 말하는 열거, "무엇이 잘못된 걸까요?" 같은 수사학적 질문, 무엇이든 3가지로 정리하려는 습관을 논리적인 말하기의 요점으로 정리해준다.
'멍청한 수컷들의 위대한 사랑'(마티 크럼프 지음, 이충호 옮김, 도솔, 398쪽, 1만1500원)은 미 노던 애리조나 대학 생물학과 교수가 동물들의 짝짓기, 새끼 돌보기, 먹이 구하기, 애정 표현과 의사소통 등의 과정에서 우둔하되 우직한 수컷들의 사랑을 건져내 인간사회(남성)와의 유사성을 이어준다. 2005년 출간된 원서 제목은 Headless males make great lovers.
저자는 호주 수컷 실베짱이가 암컷에게 정자와 단백질덩어리로 구성된 정포를 줘 암컷이 그 일부를 먹는 동안 수정하도록 하는 것을 예시하면서 “수컷은 암컷 마음을 얻으려 먹을 것을 뇌물로 바치고, 선물의 질은 암컷의 영양 상태에 바로 반영된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