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네티즌이 가장 많이 찾는 검색어는 무엇일까? 매일같이 포털 사이트에 접속해 검색어 순위를 하나하나 클릭해 보는 이들. 트렌드에 민감하고,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이야깃거리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검색어 순위를 항상 따져본다. 그렇다면, 정답은? 흔히들 ‘섹스’나 ‘포르노’처럼 자극적인 단어를 상상하기 쉽다. 하지만 정답은 아니다. 인터넷 조사업체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다음(daum)’이 지난 7월 한 달간 검색 순위 1위(검색 총 횟수 기준)에 올랐다. 2위는 ‘싸이월드’, 3위 ‘옥션’, 4위 ‘네이버’, 5위 ‘커피프린스1호점’(드라마)이었다.

◆다른 사이트로 이동하기 위한 검색은 무의미?

하지만, 인터넷 포털 ‘네이버(naver)’가 밝힌 7월 인기 검색어 순위는 이와 달랐다. 1위가 ‘던전앤파이터’(게임)였고 ‘커피프린스1호점’, ‘트랜스포머’(영화), ‘ft아일랜드’(가수) 순이었다. ‘다음’이나 ‘싸이월드’와 같은 경쟁사 이름은 사라지고 없다. 네이버 측이 “의미 없는 검색어”로 판단해 검색 순위에서 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네이버 홍보팀 곽대현 과장은 “검색어 순위는 현재 가장 이슈가 되는 단어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것인데 사이트 이동을 목적으로 많이 검색되는 포털 이름을 보여주는 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인터넷 주소창에 복잡한 영문 주소를 치는 대신 검색창을 이용해 해당 홈페이지로 찾아가는 사람이 많은데, 이런 식으로 찾는 사이트 이름을 검색 순위에 둘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다음도 마찬가지다. 경쟁사인 네이버, 싸이월드와 같은 검색어는 검색 순위에 없다. 다음 기업커뮤니케이션팀 박현정 씨는 “그런 검색어는 항상 많이 찾는 검색어이기 때문에 ‘이슈 검색어’ 순위에 올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필터링(filtering) 기준은 포털 맘대로?

포털 업체들은 검색어 순위에 오른 단어가 음란하거나 명예훼손의 소지가 있으면 정보통신부 권고 기준에 따라 이를 삭제할 수 있다. 이는 네티즌이 원하지 않는 정보를 거른다는 의미에서 ‘필터링(filtering)’으로 불린다. ‘엠파스’에서 밝힌 검색어 필터링 기준은 ▲성인성·음란성 ▲개인정보 노출 ▲명예 훼손 ▲범죄·욕설 등 반사회성 ▲오타나 특수문자 ▲행정·사법기관 요청 등이다. 포털들은 저마다의 자체 기준으로 수천 개의 금칙어(禁飭語)를 정하고 있다.

또, 관리자가 직접 삭제하기도 한다. 새로운 비속어나 범죄나 고소·고발, 명예훼손 사건에 연루된 연예인 등의 이름이 검색 순위에 오르는 경우에 한해서다. 하지만, 콘서트 중 가슴 노출 사건이 발생한 해외 유명 연예인의 이름이나 끔찍한 사고 장면을 담은 검색어는 그대로 검색 순위에 노출되기도 한다.

올해 초 연예인 ‘OOO 실종’이라는 단어가 모 포털 검색 순위에 올랐다. 그리고 이 단어는 장시간 순위에 남아있었다. 대기업 상품 홍보를 위한 ‘훼이크 다큐멘터리(fake documentary)’로 판명됐지만 순위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필터링 기준이 자의적이라는 한 증거다. 한 포털 관계자는 “네티즌이 검색어 순위에 오른 단어를 많이 클릭해야 해당 포털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다”며 “그래서 포털들은 검색 순위에 민감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