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초등학생들은 마음이 설레고 엄마들은 방학 내내 아이와 입씨름할 생각에 머리가 아프다. 늦잠을 자고 하루 종일 컴퓨터만 하려고 하고 학원에 가지 않겠다고 떼쓰는 아이가 상상된다면, 이번 여름방학을 아이에게 좋은 습관을 갖게 하는 시간으로 활용해보자.
올해로 18년째 부모교육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리더십센터 이민정 전문위원은 자녀를 성공으로 이끄는 좋은 습관들을 제시한다. 첫째, 어떤 행동을 할 때 우선 ‘멈춤’을 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생각’한 다음, 여러 가지 생각 중에 올바른 것을 행동하도록 유도한다. 공부 시간에 딴짓 하고 싶을 때, 친구랑 싸울뻔 했을 때, 청소를 하는데 정신이 팔릴 때 마음속으로 ‘멈춰!’를 외치게 하면 마음이 다스려진다는 것이다.
둘째, ‘나는 이렇게 살 거야!’란 생각을 유도한다. 생활계획표는 방학 때만 만드는 것이 아니다. 목표를 정하고 행동하면 마치 과녁을 향해 활을 당겨 명중시키듯이 목표에 닿을 수 있다. 셋째, 중요한 것을 먼저 생각하도록 유도한다. 영민이는 초등학교 4학년이다. 방학을 앞두고 영민이에게 자신의 하루를 중요한 것과 급한 것으로 구분하여 생각해 보도록 하였다.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 24시간을 보내면서 중요하게 해야 할 일과 급하게 할 일이 있다. 이러한 일들은 평면을 넷으로 나누어 그 각각의 공간을 제1면, 제2면, 제3면, 제4면으로 구분하는데, 제1면은 급하면서 중요한 일, 제2면은 덜 급하면서 중요한 일, 제3면은 급하지만 덜 중요한 일, 제4면은 급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일이다.
영민이의 일 구분
영민이의 하루를 〈표〉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2면(덜 급하면서 중요한 일)은 예습, 일기, 독서하기, 심부름하기, 공부하기 등이다. 4면(급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일)에는 컴퓨터 게임을 약속 시간보다 더 오래하기, 쓸데없이 버디버디 하기, 텔레비전을 약속한 시간보다 더 오래 보기, 친구와 전화로 수다 떨기가 들어 있다. 막상 적어놓고 보니 2면은 별로 없고 4면이 훨씬 많았다. 영민이는 방학계획표를 작성할 때는 2면이 많아지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위원은 "좋은 습관을 기르려면 먼저 아이가 스스로 자신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을 통제한다는 것은 궁극적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는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에 맞는 사람이 되려고 행동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이의 목표가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겠다'면 그 방법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자신이 생각한 대로 행동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경우 게임이나 나쁜 일을 쉽게 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목표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이 위원은 구체적인 목표를 정하고 그에 따른 작은 계획들을 생활 속에서 실천할 때 좋은 습관을 기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집중력센터 이명경 소장은 “학부모들이 방학을 학기의 연장으로 생각하고 아이들에게 선행학습과 같이 공부 위주의 시간으로 계획을 세우게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아이들은 에너지가 많아 제때 분출하지 않으면 한꺼번에 폭발하기 때문에 방학 중에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정서적으로 이완할 수 있는 실외 신체활동을 많이 할 것을 추천했다. 그렇지만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건 금물. 학기 중과 다름없이 규칙적으로 생활하되, 가능한 한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놀이와 활동을 통해 자기 감정을 조절하고 스트레스 관리를 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 또한 공부 습관만큼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