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량하고 바람이 휘몰아치는 황무지’의 ‘황량’을 ‘荒凉’이라 쓸 수 있다면 3급 정도의 실력을 갖춤 셈….
荒자는 ‘(풀을 베지 않은) 거친 땅’(wild land)을 뜻하기 위하여, ‘풀 초’(艸)가 의미요소로 쓰였고, (망할 황)은 발음요소다. 후에 ‘거칠다’(rough) ‘어이없다’(absurd) 등도 이것으로 나타냈다.
凉자의 본래 글자인 凉은 의미요소인 ‘물 수’(水)와 발음요소인 京(서울 경, 참고: 諒·믿을 량)으로 구성된 것으로 ‘묽은 술’(weak wine)이 본뜻이었는데, ‘서늘하다’(chilly) ‘쓸쓸하다’(lonesome)는 뜻으로도 확대 적용됐다. 후에 의미요소가 ‘얼음 빙’으로 교체된 凉자가 더 큰 호응을 얻었다.
荒凉은 ‘황폐하여 거칠고[荒] 쓸쓸함[凉]’을 이른다. 수업 시간에 장난치면 안 되는 까닭을 말해주는 옛말이 있어 이에 옮겨 본다. ‘학업은 부지런한 데서 정통해지고, 장난치는 데서 황폐해진다.’(業精於勤, 荒於嬉 - 韓愈의 ‘進學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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