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낫고 못할 것이 없이 정도가 서로 비슷함’을 일러 왜 ‘비견’이라 하였는지 그 이유를 알자면 ‘比肩’이란 두 글자를 샅샅이 파헤쳐 봐야 한다.

比자는 ‘친하다’(intimate)는 뜻을 위해 바짝 뒤따라가는 두 사람을 그린 것이다. ‘따르다’(follow) ‘돕다’(help)는 뜻으로도 쓰이고, ‘겨루다’(compete) ‘견주다’(compare)는 뜻으로도 쓰이는 것을 보면, 친한 사이에도 서로 겨룰 때가 있었는 듯.

肩자는 ‘어깨’(the shoulder)를 뜻하기 위한 것이었으니 ‘고기 육’(肉)이 의미요소로 쓰였다. 그리고 이 경우의 戶(호)는 본래 어깨 모양을 본뜬 것이었는데 후에 잘못 변화됐다. 比肩(비:견)은 ‘어깨[肩]를 나란히 견줌[比]’이 속뜻인데 위와 같은 비유적인 의미로도 쓰인다. 서로 견주어 보면 안 될 것도 있다. ‘안씨가훈’에 이르길, ‘학문 있는 자들의 가난함을 학문 없는 자들의 부귀함과 견주지 말라’(不得以有學之貧賤, 比於無學之富貴 - ‘顔氏家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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