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보로 한 시간 가량 걸리는 거리이다’를 읽을 줄 모르는 사람은 없어도, 뜻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듯. ‘緩步’란?
緩자는 줄이 ‘느슨하다’(loose)는 뜻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으니, ‘실 사’가 의미요소로 쓰였다. 爰(이에 원)은 발음요소이니 뜻과는 무관하다. 후에 ‘긴장이 풀어지다’(relax) ‘느리다’(slow) 등으로 확대 적용됐다.
步자는 두 개의 발자국 모양을 통하여 ‘걸음’(step)을 나타낸 것이다. 하단에 비하여 상단의 ‘止’(발자국 지)가 옛 모습을 약간 유지하고 있는 편이다. 하단은 ‘止’가 거꾸로 된 것이다. ‘少’(적을 소)로 쓰면 틀리니 주의하여야 한다.
緩步(완:보)는 ‘천천히[緩] 걸음[步]’, 또는 느린 걸음을 이르며, 반대말은 ‘速步’(속보)다. 단번에 모든 것을 다 이룰 수는 없다. 순자의 명언을 귀담아 들어보자. ‘걸음걸음 모여서 천리에 이르고, 실개천이 모여서 강물을 이룬다’(不積[규]步, 無以至千里; 不積小流, 無以成江海 - 荀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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