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눈이 나빠 칠판 글씨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의 ‘漆板’에 대해 차근차근 훑어보자.

漆자가 ‘옻나무’(lacquer tree)를 뜻하는 것으로 본래는 (칠)로 썼다. 후에 그 나무에서 흘러나오는 진물, 즉 ‘옻’(lacquer)을 더욱 분명하게 나타내기 위해서 다시 ‘물 수’(水)를 첨가한 것이 바로 ‘漆’자다. 그 빛깔이 검었기에 ‘검다’(black) ‘캄캄하다’(dark)는 뜻을 나타내기도 한다.

板자는 ‘널조각’(piece of a plank) ‘판목’(wood block)을 뜻하는 것이니, ‘나무 목’(木)이 의미요소로 쓰였고, 反(되돌릴 반)이 발음요소임은 版(널 판)과 販(팔 판)도 마찬가지다.

漆板은 ‘검은 옻 칠(漆)을 한 널빤지[板]’가 속뜻인데, ‘그 위에 분필로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게 만든 널조각’을 이르기도 한다. 지나치게 꾸미는 것은 좋지 않다. 옛말에 이르길, ‘붉은 칠에는 색을 먹이지 않고, 백옥에는 조각을 하지 않는다.’(丹漆不紋, 白玉不雕 - ‘孔子家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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