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 공연 중 격파 시범을 보이고 있는 북한 태권도 시범단.

“이번엔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날파람 이는 동작을 수행하겠습네다. 앞차부시기, 손칼때리기입네다.”

8일 오후 5시 북한 태권도 시범단 공연이 열린 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 가야금홀. 시범은 선수들과 함께 방한한 한복 차림의 김영월 해설원 사회로 시작됐다. 지난 7일 춘천 호반체육관에 이어 두 번째 공연.

한국 태권도의 품세에 해당하는 ‘틀’, 각종 손발 응용동작인 ‘특기’, 1 대 1 대련인 ‘약속맞서기’, 호신술, 건강태권도, 종합위력(격파) 순으로 약 1시간 동안 진행됐다. 이번 공연은 지난 1월 사단법인 등록을 마친 국제태권도연맹(ITF·총재 장웅) 한국지부와 한겨레통일문화재단(이사장 민병석)의 공동 초청으로 이뤄졌다.

첫선을 보인 것은 고구려 광개토대왕을 기려 만들었다는 집체틀(단체품세) ‘광개’. 3·1운동 당시 민족대표 33명을 기려 33개 동작으로 만든 ‘3·1’, ‘계백’, ‘통일’ 등 또 다른 품세들도 박진감 있게 이어졌다.

특이한 것은 동작 전후 인사 방식과 호흡 소리. 선수들은 두 발을 모은 채 양팔을 비스듬히 벌린 뒤 주먹을 쥐고 머리와 어깨를 가볍게 숙여 인사했다. 또 ‘휘이~휫’ 하는 호흡소리로 동작의 강약과 리듬을 맞춰 가는 것도 이색적인 모습.

한국 태권도와 가장 다른 점은 대련이나 시합 때 몸통·머리 호구장비를 착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계태권도연맹(WTF·총재 조정원)을 이끄는 한국 태권도와 달리 ITF 소속인 북한 태권도는 손에 권투글러브와 비슷한 장갑을 끼고, 발에는 두툼한 신발을 신는다. 이날 공연을 지켜 본 관객 김규배씨는 “한국 태권도는 세기에서 돋보이는 데 비해 북한은 격투기에 가까울 정도로 격렬한 것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 북한 태권도 시범단 / 조선일보 정경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