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쯤 쓰레기 봉투로 골머리를 썩혀 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빈틈없이 채우려고 묶고 풀기를 반복할 때의 불편함, 쓰레기봉투를 버리고 나도 손에 남는 냄새, 그것이 음식물일 때는 더더욱 ‘찐하게’ 남는 악취.

지난 해부터 양주시에서 실시하고 있는 ‘끈달린 쓰레기 종량제 봉투’는 이러한 기존의 쓰레기 봉투가 가지고 있는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도입한 새로운 모델이다. 이 봉투는 끈을 당기고 풀면서 수시로 개폐가 가능하고 친환경적 광촉매제로 혼합제작돼 소각시 생기는 다이옥신 등 유해물질을 분해한다고 한다.

새로운 쓰레기 봉투를 도입하기 위해 양주시는 2005년 사전 설문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새 봉투를 시범 사용해 본 466명의 시민 중 ‘15%가 아주 만족, 47%가 만족’으로 응답하였다. 시민들의 호평속에 전국 최초 ‘끈달린 쓰레기 봉투’가 전면적으로 시행된 지 6개월이 흐른 지금, 어떻게 자리잡아 가고 있을까?

▲한 양주시민이‘끈달린 쓰레기 봉투’에 폐기물을 담아 버리고 있다.

양주시 장흥면의 주택가와 아파트 단지에는 꽉 찬 '끈달린 쓰레기 봉투'가 흔하게 나와 있었다. 봉투는 기존의 제품보다 투명하고, 끈으로 묶은 부분이 깔끔해 보였다. 미용실을 운영하는 신금숙씨는 "묶고 들기가 편해서 앞으로도 계속 이용하고 싶다"고 만족해하고, 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서미나씨는 "약하다는 문제가 있지만, 보완이 된다면 예전보다 더 편한 것은 사실"이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송추마을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주부들은 장점보다 단점을 꼬집어 말한다. '줄 밑에 박음질한 곳이 잘 뜯어지고, 크기도 작아서 기존의 쓰레기봉투 홀더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불편상황은 쓰레기 봉투를 파는 수퍼마켓에서도 하나같이 지적하는 부분이다. 시민들의 불만에 대해 양주시 환경자원과 백수봉씨는 "13년간 한 가지 봉투만 사용해온 시민들이 시행 초기에 불편함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며, "약하다는 지적에 따라 '강화제'를 더 첨가하고, 크기를 늘리는 등 보완을 계속 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끈달린 쓰레기 봉투의 국내외 제작을 맡고 있는 광촉매환경의 정호철 이사는 "환경부가 정한 인장강도, 부피, 크기 등 모든 테스트를 완전히 통과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비료포대처럼 튼튼한 제품을 바라고 있다"며 "하지만 강하게 만들수록 다이옥신, 중금속의 배출이 늘고, 대기를 오염시키기 때문에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주시는 시행 1주년을 맞는 7월에 시민들의 만족도를 다시 조사한 후, 정책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끈달린 쓰레기봉투는 양주시 외에도 경기도 군포시가 상반기부터 전면 도입하기로 확정했고, 공공용도와 필름류 포장재 수거용으로 끈달린 쓰레기봉투를 사용하는 지방자치 단체도 20군데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쓰레기봉투를 지자체에서 한 가지로 통일해 쓸 것이 아니라 시민이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고양시에 거주하는 이정희씨(32)는 "끈달린 봉투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우리 시에서는 쓰고 싶어도 쓸 수가 없다"며 "쓰레기봉투도 독점체제에서 벗어나 시민들이 원하는 것을 자유로 선택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롭게 선보인 쓰레기 봉투가 정착될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