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선수들은 경기 전 종종 자장면, 짬뽕, 피자, 커피 등을 선수단에게 '쏜다'.
그 전 경기에서 신인 선수가 첫 승을 거뒀다거나, 어떤 타자가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했다던가 등 기념비적인 날을 자축하는 의미에서다.
그러나 배구, 농구 선수들이 그렇게 하면 감독의 '불호령'이 떨어진다. 좁은 코트 안에서 움직임이 격렬한 운동인 만큼 철저하게 음식조절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팀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배구, 농구 선수들은 모두 경기 3시간 전에 가벼운 음식으로 컨디션을 조절한다. 스포츠의학적으로 3시간 전에 먹는 것이 가장 좋기 때문이다. 영양분을 보충하면서도 위에 음식물이 없어 가벼운 몸을 유지할 수 있다.
오후 7시 경기라면 점심을 오전 11시 30분 쯤에 먹은 뒤 오후 4시에 간식을 먹는다. 기름기가 많은 음식은 절대 안된다. 설렁탕, 곰탕같은 탕 종류는 금기사항이다. 피자도 마찬가지다. 샌드위치와 샐러드, 햄이나 참치, 그리고 국수 등을 섭취한다. 소화가 잘되는 얇게 저민 고기도 괜찮다.
농구, 배구 다 마찬가지다. 그리고 짬짬이 오렌지와 초콜릿, 바나나를 먹기도 한다. 오렌지는 피로회복, 초콜릿과 바나나는 순간지구력에 많은 도움이 된단다. 경기가 끝난 뒤에 한창 선수들이 허기가 져 있을때다. 다음날 경기가 없으면 상관없지만, 경기가 있을 경우, '음식조절'은 계속된다. 대부분 국수와 같은 가벼운 음식으로 허기를 면하고 잠을 청한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과학적인 식단이 도입되지 않았을 때 많은 해프닝이 있었다고 회상한다. 경기를 하기 위해 대구에 내려갔었을 때 일이다. 선수 부모님이 지역 특산물을 바리바리 챙겨주셨는데, 그 음식을 선수들이 먹고 설사가 나서 곤욕을 치른 적도 있단다. 울산에서는 고래고기를 먹고 탈이 난 적도 있다.
쇳덩어리도 소화할 나이의 선수들은 야식의 유혹에 시달린다. 강동희 동부 코치는 현역시절 밤마다 짬뽕도 먹고 싶고, 자장면도 먹고 싶어서 묘안을 냈다. 두 그릇 다 시켜서 먹는 것이었단다.
갓 프로가 된 배구 선수들은 대부분 오후 9시 이후 야식을 먹는 것을 금기시 한다. 반면 프로가 10년째를 맞는 농구는 선수들의 자율에 맡긴다. '먹는 부작용보다 못먹는 스트레스'가 더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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