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군 당국이 구체화에 착수한 '개념계획(CONPLAN) 5029'는 1996~1997년 북한 붕괴가 임박했다고 판단한 미국측의 제기로 1999년에 만들어졌다. 지난해 국가안보회의(NSC)에 의해 제동이 걸린 '작전계획 5029'도 이 개념계획 5029를 토대로 한 것이었다.
개념계획 5029의 내용은 크게 다섯 가지 시나리오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핵·생화학무기·미사일 등 북한 대량살상무기 탈취 위협 ▲쿠데타 등에 의한 북한 내전(內戰) 상황 ▲대량 탈북 난민 사태 ▲대규모 자연재해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작전 ▲북한 내 한국인 인질 사태 등이다.
이 중 북한의 핵실험 실시로 북한 대량살상무기 탈취 위협 대책이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북한 정권이 통제력을 잃어 반군이 대량살상무기를 탈취하거나 북한 외부로 반출하려 할 경우에 대한 대책이다. 한국군 특전사와 미 해군특수부대 SEAL 등 특수부대가 투입돼 제압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적으로도 매우 민감한 북한 내전 상황은 쿠데타 외에 주민 또는 군부대의 무장 폭동,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변고가 거론된다. 이때 한·미 양국군은 내정 불개입 원칙에 따라 북측 지역으로는 진입하지 않되, 이로 인한 피해가 한국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봉쇄에 주력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