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시험은 제시문(지문)과 문제(논제)로 구성된다. 예를 들어, 문제는 여러 제시문들의 공통 개념을 이용하여 한 가지 주장(논지)과 그것의 근거(논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한다. 논술 작성의 첫 걸음은 제시문과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다. 논술에서 제시문과 문제를 이해하고 분석하는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제시문과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출제자가 의도하는 방향과 무관한 논술 답안이 작성되거나 특징이 없는 평범한 답안이 되기 쉽다. 평가자는 제시문과 문제가 정확히 이해되고 분석되었는지, 논술 답안이 문제의 요구에 따라서 작성되었는지, 제시문이 적절히 이용되었는지 확인하고 이를 통해서 작성자의 이해·분석력을 평가한다.
논술의 문제는 단순하지만 그 문제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할 때 출제자가 의도하는 방향과 일치하는 답안이 만들어진다. 문제는 '-을 통해 (-에서) -하라'는 형식으로 자주 제시된다. 예를 들어, '두 제시문을 비교하여 -인 이유(근거)를 설명(논술)하라' '두 제시문의 공통점을 이용하여 -를 논술하라' 등이다. '논술하라' '설명하라' '근거를 제시하라'의 의미는 차이가 있지만 요구하는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평가하라' '요약하라'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평가는 '좋다' '나쁘다' '올바르다' '틀렸다'처럼 하나의 판단이다. 평가는 하나의 사건이나 사실에 대해 자신의 관점이 결합된 결과이다. 관점은 '윤리적 관점' '경제적 관점' '물리적 관점' '부모의 관점' 등 매우 다양하다. 따라서 '평가하라'는 문제는 '-관점에 따르면 -이다'는 의미로 이해해야 한다. 평가의 근거는 당연히 제시되어야 한다. '요약하라'의 경우에 제시문의 부분들을 단순히 발췌하여 옮기는 방식으로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이해한 내용으로 제시문의 내용을 표현해야 한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다른 사람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달하는 방식이다.
문제의 의미와 의도를 이해·분석하였다면 그것들을 염두에 두고 제시문을 분석해야 한다. 제시문의 내용을 단지 이해하는 수준에서 읽어서는 안 된다. 문제가 요구하는 내용의 정보를 제시문에서 찾아야 하고 그 정보를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 생각하면서 읽어야 한다. 따라서 제시문을 분석하며 읽어야 한다. 제시문의 내용을 분해하고 그 내용을 재구성한다. 또 문제를 찾거나 질문을 제기하면서 비판적으로 읽어야 한다. 아래 아홉 가지 질문의 답을 찾으면서 읽을 때 분석적이고 비판적인 읽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김준성 서울대 교수학습개발센터·글쓰기교실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