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1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라는 형식으로 입장을 발표했다. 이는 북한이 외부에 입장을 밝히는 여러 형식 가운데서 수위가 낮은 편에 속한다. 물론 "핵실험 이전과 이후는 같은 식으로 생각하기 어렵다"(남주홍 경기대 교수)는 분석도 있다.

북한이 가장 무게를 두는 발표 형식은 2003년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을 밝힐 때 사용한 '정부 성명'이다. 그 다음은 '위임에 의한 외무성 성명'으로 지난해 2월 핵 보유 선언, 지난 3일 핵실험 계획 선언 때 사용했던 방식이다. 여기서 '위임을 받는다'는 것은 김정일 위원장 또는 북한 최고 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의 지시에 따른다는 의미다. 따라서 위의 두 가지 형식으로 입장을 발표한 경우에는 곧바로 실제 행동으로 옮겨진 경우가 많다.

이보다 낮은 급으로는 '외무성 성명', '외무성 대변인 성명' 등이 있다. 이번처럼 '외무성 대변인 담화'는 그 아래 급에 속한다.

또 그 밑으로는 외무성 대변인이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 등과 문답을 주고받는 식으로 전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등급은 북한 스스로 공개한 것은 아니다. 정부 당국 및 북한 전문가들이 그 동안 사례들을 분석해서 통계적으로 확인한 것이다. 북한은 과거에도 일단 낮은 수준의 형식으로 입장을 밝힌 뒤 외부의 반응을 살핀 후 다음 단계로 넘어가곤 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는 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 걸리는 시간이 과거보다 짧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