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세계 최초의 시험관 아기'로 온 지구촌의 주목을 받으며 태어났던 영국 여성 루이스 브라운(27)이 결혼한 지 2년 만에 임신해 내년 1월 자신의 아기를 출산할 예정이다.
2년 전 보안 책임자인 웨슬리 물린더(36)와 결혼한 브라운은 시험관 수정에 의존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임신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이 10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시험관 시술로 태어난 아이가 건강하게 성장해 자연 임신으로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게 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브리스틀 근교에 살고 있는 브라운은 "우리 부부의 꿈이 실현됐다"며 기뻐했다. 남편인 물린더도 "부모가 된다는 사실에 우리는 매우 들떠 있다"며 "내 아내 루이스가 훌륭한 엄마가 될 것임을 나는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운은 1978년 7월 25일 올덤 종합병원에서 시험관 시술의 선구자인 패트릭 스텝토 박사와 로버트 에드워즈 박사의 도움으로 태어났다. 당시 두 박사는 브라운 엄마의 난소에서 꺼낸 성숙한 난자와 아버지의 정자를 작은 시험관 속에서 인공 수정시켰고, 48시간 후 이 인공 수정 배아를 엄마의 자궁에 착상시켰다. 브라운은 분만 예정일을 3주 앞두고 제왕절개를 통해 몸무게 2.6㎏의 건강한 아기로 태어났다.
첫 시험관 아기의 탄생에 온 세계가 관심을 보였고, 출산 장면은 유럽 전역에 생중계까지 됐다. 물론 시험관 아기의 탄생에 갈채만이 쏟아진 것은 아니었다. 당시 바티칸 교황청은 "이러한 시술은 자연의 섭리를 거스른, 근원적인 악"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브라운은 그 후 수많은 전 세계 불임 부부들에게 희망을 주며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브라운의 뒤를 이어 지금까지 시험관 아기를 포함한 현대 의술로 태어난 아기가 3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텝토 박사는 브라운이 10세 때 사망했고, 에드워즈 박사는 브라운이 결혼할 때 '브라운의 또 다른 아버지'로서 특별 하객으로 초청받아 참석하기도 했다.
(런던=연합뉴스)
입력 2006.07.12.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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