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가 흐르면 나비처럼 날개를 펄럭이는 종이비행기가 국내에서 개발됐다.
인하대 김재환(기계공학과) 교수와 미 텍사스A&M대 공동연구팀은 고분자분야 권위지인 '매크로몰레큘스(Macromolecules)'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셀룰로스 종이(셀로판지)에 전기를 흘려주면 한쪽으로 휘게 되는 원리를 밝혀냈다"며 "이를 이용하면 스스로 날개를 움직여 날아다니는 종이비행기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셀룰로스는 식물의 뼈대를 구성하는 유기물로 종이의 주요 구성물질이다. 나무에 전기가 흐르면 형태가 변하는 압전(壓電) 효과는 1950년대부터 알려져 있었으나 종이처럼 얇은 셀룰로스에서도 같은 현상이 있다는 것은 처음 밝혀졌다.
연구팀은 셀로판지 양쪽에 전극 역할을 하는 금 입자를 얇게 코팅했다. 김 교수는 "전류가 흐르면 셀로판지는 양극 쪽으로 휜다"며 "전기를 띤 이온들이 음극으로 이동하면서 주변의 물을 끌어당겨 음극 쪽의 압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미항공우주국(NASA)과 함께 기거나 날아다니며 행성표면을 탐사하는 종이 우주로봇을 개발 중이다. 종이 로봇은 워낙 가벼워 배터리를 달 수 없으므로 전자레인지에 사용하는 전파를 외부에서 쏘아 전류를 공급하게 된다.
김 교수는 “NASA는 종이비행기의 전파 수신장비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며 “종이비행기에 화학 센서나 초소형 카메라를 달면 대기오염을 감시하는 데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