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대는 오는 5월 건학(建學) 100주년을 맞는다. 이미 지난 1995년 제2 창학선언을 통해 외부적으로는 디지털캠퍼스로 변신했고 내부적으로는 국내 명문 여성 사학을 넘어 세계 최고의 여성 리더 교육 기관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9개 단과대에 1만여명의 재학생, 많지 않은 숫자지만 '그 부드러운 힘'의 파급 효과는 이미 곳곳에서 울리고 있다.

"나와라! 여자대통령."

"울어라! 암탉아."

"세상을 바꾸는 부드러운 힘…."

숙명여대가 내세우는 광고 카피. '세계 최고의 여성 리더 양성 센터'가 목표다. 개교 100주년을 맞아 새로운 100년을 내다보는 학교 비전의 첫 장도 리더십을 갖춘 지도자 양성이다. '현모양처(賢母良妻)형 여대생 배출 대학'이란 이미지는 찾아볼 수 없다.

숙명여대 출신의 SBS 8시 뉴스 앵커 윤현진(尹賢眞·중문과 97학번) 아나운서가 최근 모교를 찾았다. 그는 변신 중인 숙명여대의 현재와 과거, 미래에 대해 재학생 5명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윤현진=와~. 학교가 올 때마다 달라져요. 안내를 받지 않으면 길을 잃을지도 모르겠는데요(웃음). 우리 때는 학교 곳곳에서 공사를 하고 있었는데….

방희연=지난해 백주년기념관이 준공됐고, 최근 10년 사이 캠퍼스 크기는 두 배로 늘어났어요. 10년 전 시작된 '제2 창학(創學) 선언'의 성과가 적지 않다고 들었어요.

윤선정=정보 이용도 정말 편리해요. 다른 대학보다 4~5년 앞서 무선 랜망(網)이 깔렸고, 학교 전산실에선 언제든 노트북PC를 빌릴 수 있어요. 사소한 것 같지만 자유롭게 세상과 접속할 수 있는 넉넉한 기반이 마련됐다는 건 적지 않은 강점인 것 같아요.

현진=학교 외형뿐 아니라, 학생들 모습도 갈수록 당차고 진취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박연지=예전에는 학생들이 조용하고 얌전한 이미지였다는데 요즘은 많이 달라요. 기존 교양 과목에 리더십 개념을 접목시킨 '리더십 교양 학부' 수업을 통해 발표와 토론에 대해 많이 배웁니다.

현진=변화는 이미 제가 학교 다닐 때부터도 진행 중이었던 것 같아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때 리더십과 정보화·세계화를 유난히 강조했던 기억이 납니다. 어떤 교수님은 '대학 다니며 적어도 미팅을 50번은 해야 한다'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씀하시며 다양한 경험과 개방적 사고를 강조하시기도 했어요. 그 말씀에 학생들이 환호했던 기억이 나네요(웃음).

오유은=기왕 이야기가 나왔으니, 선배 학교 다닐 때 연애나 미팅 얘기 좀 들려주세요.

현진=음…, 사실은 1학년 때 첫 미팅에 나갔다가 잘 안 됐던 기억이 있어요. 학교 앞 파전을 파는 주점에서였는데. 제 파트너가 아프다며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서 집에 갔거든요. 에구 민망해라(웃음).

학생들=우와 믿기지 않아요.

현진=(웃음) 아무튼 학교가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잃지 말고 지켜야 할 가치도 있는 것 같아요. 학교에서 강조하는 '섬김의 리더십'은 그런 면에서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남에 대한 겸손·이해·배려가 있어야 진정한 리더십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김미라=저희 졸업 선배들은 사회에서도 좋은 평을 받고있다고 들었어요. 윤 선배처럼 곳곳에서 활약하는 학교 동문들을 볼 때 저희도 무척 가슴 뿌듯하답니다.

현진=개인적으로 전 대학 친구들이 가장 친한 친구랍니다. 나중에 학교가 진행 중인 여러 가지 형태의 사회 교육 프로그램들을 통해 다시 찾아 오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