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개봉된 영화 '야수'(감독 김성수, 제작 팝콘필름)가 권상우 때문에 울고 웃고 있다.

'야수'는 개봉 첫날 전국 381개 스크린에서 11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보통 영화라면 순조로운 출발이라고 할 수도 있는 오프닝 스코어.

하지만 '야수'는 그동안 충무로에서 설날 대박을 점쳐왔던, 많은 관심을 모아왔던 화제작. 더욱이 시사회 직후 신인 김성수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과 유지태의 카리스마 넘치는 열연, 연기파 배우 손병호의 묵직한 연기에 찬사가 쏟아졌던 것을 감안한다면 기대에는 '턱도 없는' 수치다.

더욱이 '야수'의 이런 성적은 같은 날 전국 348개 스크린에서 18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한 '왕의 남자'(감독 이준익, 제작 이글픽처스)와 사뭇 대비되는 모습. 여기에 각종 예매사이트에서 집계한 예매율 역시 15% 주변을 맴돌며 50%를 넘나들고 있는 '왕의 남자'에 밀리고 있다.

이같은 기대를 밑도는 부진의 이유 중 하나로 많은 영화 관계자들은 '권상우의 2% 부족한 연기 변신'을 꼽고 있다. 몸을 아끼지 않는 투혼과 과감하게 망가진 외모 등 의욕 등은 높이 평가받을 만하지만, '감성 느와르'라는 영화의 성격을 제대로 표현하기에는 감정 몰입이나 발음 등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

반면, 바다 건너 일본에서는 '권상우'라는 이름 석 자만으로도 '야수'는 큰 후광효과를 누리고 있다.

개봉도 되기 전에 부가판권을 포함해 500만달러 이상의 가격에 일본에 선 판매되더니, 지난 14일에는 일본 시사회 티켓 2000석이 발매 1분도 채 안 돼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다. 2월 11일 개봉 전까지 일본에서 '야수'의 열기는 후끈 달아올 전망이다.

(스포츠조선 김천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