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모래 늪(Quicksand). 미국 할리우드는 사람 몸 전체가 빨려 들어가 숨지는 공포의 대상으로 묘사한다. 그러나 네덜란드의 한 연구팀은 이런 설정이 과장이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과학 전문 웹사이트 네이처닷컴은 암스테르담대학의 다니엘 본(Bonn) 연구팀이 실험을 통해, 모래 늪에 빠져도 사람 몸이 절반 정도만 가라앉다가 멈출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최근 보도했다.

모래 늪은 사막보다는 주로 큰 강의 삼각주에 출현한다. 가끔 지진 때문에 지하수가 넘치면서 생기기도 한다. 이런 모래 늪에는 미세한 모래뿐 아니라 소금물과 진흙이 포함돼 있다.

본 연구팀은 이란 나막 호수의 모래 늪 샘플을 이용, 실제 크기의 모래 늪을 실험실에 만들고 사람 무게의 알루미늄 모형을 빠뜨렸다. 처음에는 물 속에 사람이 빠지듯 쏜살같이 모형이 빨려 들어가더니 곧 멈춰섰다. 흙 성분이 밑에 쌓이면서 완전히 빠지는 것을 막은 것. 모형은 흙 성분 사이에 낀 상태로 상당시간 고정돼 있었다. 억지로 꺼낸다면, 30㎝ 들어올리는 데 승용차 한 대를 끌어올리는 정도의 힘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그러나 "몸을 움직이면 더 빠져들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가만히 있으면, 모래 늪 자체의 부양력 때문에 사람 몸이 저절로 떠오른다는 것이 연구팀의 실험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