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정부와 아체 분리주의 반군이 15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평화협정에 조인, 30년여에 걸친 유혈분쟁의 완전 종식에 ‘청신호’가 켜졌다. 양측은 작년 12월 지진해일(쓰나미) 발생으로 아체 지역에만 13만명 이상이 숨지는 상황에서 마르티 아티사리 핀란드 전 대통령이 이끄는 중재단의 주선으로 7개월 동안 마라톤 협상을 벌여왔다.

AFP통신은 "자유아체운동(GAM)이 분리 독립 요구를 포기하고 무장해제를 약속했으며, 인도네시아 정부는 그들을 사면하고 토지와 일자리 제공, 정당 결성을 통한 정치 참여 등을 보장키로 합의했다"고 15일 보도했다.

이번 협정에 따라 아체에 주둔 중인 5만여명의 정부군 병력도 연말까지 철수할 예정이다. 수마트라섬 북단의 아체주(州)는 인도네시아 천연가스의 30% 이상, 석유의 20% 이상을 생산하는 자원의 보고(寶庫)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차대전 당시 항일(抗日) 투쟁에 앞장섰던 아체주에 자치권을 주겠다고 약속했으나 1945년 독립 후 이를 지키지 않자, 1976년 주민들이 GAM을 결성해 무장 독립투쟁을 벌여왔다. 지금까지 정부군과의 충돌로 사망자만 1만5000명이 넘는다.

하지만 아직도 갈길은 멀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GAM 일부 세력들은 평화안 합의는 환영하면서도 무장해제는 성급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다, 지방에서 정치력을 키운 반군들이 독립을 다시 요구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양측은 2002년 12월에도 휴전 합의를 했지만 6개월 뒤 합의가 깨지면서 정부군은 계엄을 선포하고 대대적인 토벌작전을 벌인 바 있다.


(홍콩=송의달특파원 edso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