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나영숙(56·서울 화곡동)씨는 요즘 일주일에 세 번씩 동네에 있는 신정초등학교 수영장에서 수영을 배우고 있다. 한달에 6만5000원의 강습료만 내면 자유형에서 배영, 평영, 접영까지 모든 영법을 수준높은 강사로부터 배울 수 있다.
수영강습이 없는 날에는 자유수영도 즐길 수 있다. 걸어서 10분 거리로 비교적 가깝기 때문에 날씨가 좋으면 산책삼아 걸어서 다녀오지만, 날씨가 너무 덥거나 추울 때에는 일반 수영장처럼 셔틀버스도 이용할 수 있다. 나씨는 22일부터 초등학교 체육관 내 헬스클럽이 문을 열면 가벼운 웨이트 트레이닝도 함께 시작할 생각이다.
학생과 지역주민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생활체육시설들이 학교 부지에 속속 들어서고 있다. 활용도가 낮았던 일부 학교 부지에 생활체육시설들이 들어서면서 지역주민들이 지역 학교를 더욱 가깝게 생각하게 되고, 일부 학교의 경우 인근 다른 학교 학생들에게도 시설을 빌려주고 있다.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시내 13개 학교에 체육관, 헬스장, 수영장 등 다기능 생활체육시설이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서울시의 지원이 없더라도 지역 교육청이나 구청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교내 생활체육시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생활체육시설의 이용시간은 대개 오전 6시부터 밤 10시까지로, 학교 수업시간을 제외하면 주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학교에 따라서는 체육시설이 부족한 인근 학교에 시설을 빌려주는 곳도 많다.
서울시는 현재 30곳의 학교 내 생활체육시설 건립을 지원하고 있다. 중구 신당동에 있는 장충고가 조만간 체육관을 개관하는 등 올해 내로 완공되는 생활체육시설만 14곳에 달한다.
서울시는 올해부터 '학교생활체육시설 활성화를 위한 5개년 계획'을 시작했다. 앞으로 5년 동안 매년 80억원의 시비(市費)를 지원, 2010년에는 서울 시내 116개 학교에 다기능 생활체육시설을 들인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앞으로 학교 내 생활체육시설을 주민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체육시설이 설치된 학교 정문에는 '체육관개방학교' 현판도 설치할 계획이다.
황치영 서울시 체육과장은 "미국이나 일본 등 다른 나라에서도 학생들 방과시간 이후나 주말에 학교 체육시설을 활용, 다양한 체육과 여가활동이 이뤄지고 있다"라며 "생활체육의 저변 확대와 시민들의 건전한 여가활동을 위해 학교 내 생활체육시설을 크게 늘리고 시설 수준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