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盧 및 안티조선 단체인 노사모와 국민참여연대에 각각 가입한 安모씨가 17일 새벽 조선일보의 인쇄를 맡고 있는 자회사인 朝光 출판인쇄공장에 불을 질렀다. 조선일보를 비방하는 강연회에 참석해 강연을 듣고 범행을 결심했다는 안씨는 조선일보 사옥을 무력으로 점거해 자진 폐간토록 한다는 목표 아래 ‘조선일보폐간공사’라는 단체를 만들기도 했다. 안씨는 방화 직전인 16일 저녁 안티조선 인사들과 저녁을 먹으며 각자 소주 1병씩을 마셨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안씨가 현장에 남긴 여행용 가방에는 안티조선 선전물 6장이 담겨 있었다. 안씨는 범행에 앞서 가족들에게 남긴 유서에서 “민주열사가 되려는 의로운 길을 가려는 것이니 이해해 달라”고 했다. 일부 안티조선 네티즌들은 안씨의 범행소식에 대해 “안타깝다. 다 타버렸으면 좋았을걸”, “오랜만에 듣는 가슴 훈훈한 소식”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우리는 이번 사건에서 이 정권 들어 한층 심화된 大衆社會的 군중심리 조작이란 병리 현상의 단면을 발견하고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정치적 의도를 가진 일부 煽動단체들이 특정 인물이나 기관 또는 제도에 대해 反민주적, 反국가적, 反역사적이란 낙인을 찍어 공격을 개시하면, 그에 따라 公營 미디어를 선두로 해서 그 선동단체나 맥이 닿는 정체 불명의 언론들이 달려들고 이들의 暗示, 敎唆, 洗腦에 의해 정신적 抵抗力을 상실한 군중이 행동으로 떠밀리는 집단 催眠 症狀의 연장선상에서 이번 방화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어제의 폭력은 권력이 직접 전면에 나서 물리적 힘을 휘두르는 형태로 행사됐다면, 오늘의 폭력 메커니즘은 권력은 공격의 과녁을 넌지시 일러만 줄 뿐이고 자신들에게 충성스럽게 服務하는 각종 기관, 그리고 권력과 이념을 같이하는 세력을 전면에 내세워 심리적 압박과 불안감을 조장하는 훨씬 교묘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특히 언론을 그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데 주목한다. 언론에 대한 공격은 그 입을 막기 위한 것이다. 무엇이 두려워 언론의 입을 막으려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은 접어 두고라도, 이렇게 해서 언론의 입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언론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이다. 언론은 물리적 심리적 폭력이 두려워 할 말을 삼키는 순간 독자로부터 버림받게끔 돼 있고, 그 언론이 진짜 언론이라면 그 어떤 폭력에 맞설지언정 독자의 외면을 받을 길을 걷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