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Books 3월 12일자에 실린 ‘한국 근대화, 기적의 과정’(조이제 외 지음)에 대한 류상영 연세대 교수의 서평을 읽고 조이제 이스트-웨스트 센터 수석 고문이 반론을 보내왔습니다.
국경을 넘어 평생 학문에 몸담은 학자로서, 서평의 기본에 대해 몇 가지를 지적하고자 한다. 좋은 서평의 조건은 첫째, 숙제(homework), 둘째, 성실성(integrity), 셋째, 의도(intention)의 파악이다. 먼저, 평하려는 책을 모두 읽어야 한다. 류상영 교수는 내가 편집한 책을 성실히 제대로 읽고 서평을 작성했는지 의심스럽다. 서평자는 총론과 19장으로 이루어진 582쪽의 책의 내용을 소개하면서 학술적 오류나 시각의 문제점을 지적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마치 "경제만을 객관적으로 다룬다"라고 말한 것으로 인용하고 있는데 이 책 어디에도 그러한 글귀나 맥락은 없다. 3번이나 강조해서 인용했고, 비판의 주요근거로 제시된 이 실체 없는 유령인용은 평자가 숙제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둘째, 학자적 정직성과 성실성을 가지고 서평에 임해야 한다. 하지만 서평자는 박정희 시대를 사회, 경제, 외교, 교육 등 종합적으로 다룬 이 책을 경제만을 객관적으로 다루겠다라고 언급한 것처럼 꾸며, 없는 말을 만들어 서평자의 학문적 자질을 의심하게 하였다.
셋째, 서평자는 저자의 의도를 파악해야 한다. 설혹 서평자가 저자와는 다른 견해를 갖고 있더라도 책의 결함을 지적하면서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어야 옳다. 그러나 서평자는 그 과정을 생략한 채 나의 총론이 박정희 평가의 공과 과를 분석 없이 재단하고 있다고 폄하하면서 박정희 시대의 과(過)도 함께 밝힌 나의 주장을 사상(捨象)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한국 근대화…'에 대한 류상영 교수의 서평은 낙제점을 면키 어렵다.
(조이제·이스트-웨스트 센터 수석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