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중심 도시를 충청도 연기·공주로 옮기는 것은 수도를 둘로 쪼개는 이른바 '2극(極)형 수도' 체계에 가깝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성신여대 지리학과 권용우(權容友) 교수는 "사실상 연기·공주가 '정부 2청사' 역할을 하는 형태"라고 했다.

이 같은 사례는 세계적으로 드물다. 대부분 수도 이전은 수도를 통째로 옮기는 경우가 많았다. 브라질의 브라질리아, 파키스탄의 이슬라마바드가 대표적 예다.

우리와 유사한 형태는 동·서독 통일 이후인 1994년 '베를린·본법'을 만들어 베를린과 본이 수도 기능을 나눠 갖도록 한 독일이 대표적이다. 독일은 애초엔 통일 직후 베를린으로의 환도(還都)를 발표했었다. 그러나 본지역 주민들이 격렬히 반대하자 수도 기능을 나누기로 계획을 바꿨다. 결국 20개 연방 부처 가운데 교육연구부 등 8개 부처가 본에 남았다.

다만 독일은 베를린이 '정부 1청사', 본이 '정부 2청사' 역할을 하는 반면 우리는 대통령이 서울에 남기 때문에 서울이 '정부 1청사'의 기능을 한다는 데 차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