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힘' '국민참여 0415' '국민참여연대'.
이름을 다르지만 본질은 하나다. 본질은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이다. 영화배우 명계남·문성근씨, 열린우리당 정청래(鄭淸來) 의원, 이기명·서영석·이상호씨 등 노사모 출신 인사들은 정치 상황에 맞춰 그때 그때 새로운 조직을 만들어 대응하고 있다. 재신임 정국, 노 대통령 탄핵과 총선 등 중요 시기마다 그랬다.
'그때 그때 다른 노사모'의 첫 사례는 2003년 2월에 나타난 '국민의 힘'. 2002년 16대 대선이 끝난 뒤 명계남·문성근씨가 노사모를 탈퇴하고 만든 조직이다. 명분은 "정치개혁 언론개혁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국민의 힘'은 노사모와 달리 전국적인 '안티조선(조선일보 반대)'운동을 했다. 대통령 친위세력인 노사모가 안티조선운동을 하면 대통령에게 부담이 된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보인다. 명씨는 '국민의 힘' 활동을 하다 측근 비리 등으로 노 대통령이 2003년 10월 "재신임을 받겠다"고 하자 노사모로 복귀했다.
두 번째 조직된 것은 '국민참여 0415'이다. 노 대통령은 2003년 12월 대선 1주년 노사모 행사에서 "시민혁명은 계속돼야 한다"며 노사모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러자 17대 총선을 앞두고 '노사모'와 '국민의 힘', 친노 언론인 서영석씨의 '서프라이즈' 등이 '국민참여 0415'를 만들었다. 이들은 열린우리당 후보들의 당선운동을 벌였다. 역시 노사모가 선거에 직접 뛰어드는 데 따른 부담 때문에 새 간판을 내건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 힘' 창립 멤버였던 정청래씨는 직접 선거에 나서 국회의원이 됐다.
최근 사례는 작년 말 "열린우리당을 접수하겠다"며 깃발을 든 '국민참여연대'다. 명씨가 의장이다. 이 조직을 만든 것은 노사모 내부에서 의견 통일이 되지 않은 이유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사모 현 대표인 심우재씨는 "노사모와 국민참여연대는 다르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명씨와 집행위원장 이상호씨 등 국참연 핵심 인사들은 물론 1만2000여명 회원 중 대다수가 노사모 회원이다.
'국민참여연대' 관계자는 "노사모는 팬클럽 성격에 맞는 비정치적 활동을 하고, 국참연은 이미 여당의 일부이기 때문에 정치활동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노사모가 이름을 바꿔가며 정치·언론 등 각 분야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대해 청와대는 어떤 입장일까. 청와대 관계자는 "노사모와 이를 기반으로 형성된 단체들의 활동이 노 대통령과는 무관한데 국민에겐 모두 노 대통령의 뜻으로 해석된다"고 부담스러워 했다. 이에 대한 노 대통령의 생각이 드러난 적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