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충주시에서 발생한 집단 설사 환자에 대한 역학조사에서 '광범위 항생제 내성 이질균'이 대규모로 발견됨에 따라 내성균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질병관리본부 방역과 박기동 과장은 8일 "설사 환자에서 분리된 이질균 148균주 중 정밀조사가 완료된 60균주 모두 광범위 베타-락탐계 항생제 분해효소(ESBL)를 분비, 항생제 내성균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ESBL분비 이질균은 지난 99년 이후 산발적으로 20건이 발견됐으나, 이처럼 집단 발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질균은 통상 3세대 세파계 항생제(세팔로스포린)로 치료하는데, ESBL을 분비하는 이질균은 이 항생제가 듣질 않는다. 하지만 이번에 분리된 ESBL분비 이질균은 증상이 비교적 경미하고, 다른 3세대 항생제로 치료가 잘된다. 질병관리본부는 현재까지 발생한 환자 137명 중 110명(80%)이 증세가 좋아져 퇴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문제는 ESBL분비 이질균이 환자의 체내에서 폐렴균·대장균 등 독성이 강한 다른 세균으로 내성 유전자 전이를 일으키면, 이들 강독성 세균도 광범위 항생제 내성을 갖게 돼 치료가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세균들은 서로의 유전자를 교합시켜 새로운 형태의 내성균으로 발전, 퍼져 나간다.
고려대의대 감염내과 김민자 교수는 "이번 사례는 광범위 항생제 내성 이질균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신호탄"이라며 "체계적인 내성균 분석과 관리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의료계에 이질 환자 진단시 내성 검사를 의뢰할 것과 2차 감염 예방을 위해 환자를 철저히 격리치료할 것을 당부했다.
입력 2004.12.0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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