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올림픽 당시 미국의 최연소대표(15세)였던 마이클 펠프스(19)가 아테네올림픽 최다관왕 등극을 눈앞에 뒀다.
21일 오전(한국시각) 올림픽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남자 접영 100m에서 펠프스는 51초25의 기록으로 골인, 세계기록보유자인 이언 크로커(미국)를 2위(51초29)로 밀어내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펠프스는 전날 열린 개인혼영 200m를 비롯해 개인혼영 400m, 접영 200m, 계영 800m 등을 휩쓸며 대회 5관왕에 올랐다. 다관왕 경쟁에서 금 2개에 그친 이언 소프(호주)를 멀찌감치 따돌린 펠프스는 22일 혼계영 400m에서 6관왕에 도전한다.
펠프스가 이처럼 금물살을 연이어 가르는 이유는 뭘까? 피나는 훈련의 결과이기도 하겠지만, 우선 그는 ‘타고난 천재’다. 84년 LA올림픽 3관왕인 로우디 게인스는 “펠프스는 수영선수로는 완벽한 몸매를 갖췄다”고 극찬한다.
1m93의 장신에 88㎏. 군살이라곤 없는 근육질이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어딘가 불균형이다.
하체가 상대적으로 짧다. 펠프스의 체격조건을 분석한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릭 힌릭스 교수는 “하체는 몸통과 함께 수영할 때 가라앉으려는 성질이 있다”며 “펠프스는 하체가 짧은 덕분에 수중익선처럼 물 위에 더 잘 뜨고 그 결과 저항을 덜 받게 된다”고 밝혔다.
펠프스가 양팔을 벌리면 무려 1m98. 긴 노를 들고 카약을 타는 것과 비슷하다. 320㎜ 되는 왕발은 그야말로 오리발이다. 하지만 350㎜나 되는 ‘왕발’ 이언 소프보다는 작다. 자유형에서 소프에 펠프스가 밀리는 이유 중 하나다.
펠프스의 가장 큰 장점은 타고난 심폐기능과 유연성이다. 발목을 쭉 폈을 때 180도 이상 넘어가는 유연성은 물고기 지느러미같은 역할을 한다. 덕분에 400m와 800m 등 중장거리 종목에 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