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부터 서울시내 초·중·고등학교 교실에서 교사에게 ‘차렷, 경례’라는 구령에 맞춘 인사가 사라진다. 또 학교조회에서 ‘교장 선생님에 대한 경례’ 순서가 없어지고 ‘열중쉬어’ 같은 집단행동을 유도하는 구호도 사라지게 된다.
서울시교육청은 9일 이 같은 내용의 ‘구령 없이 인사하기’ 운동을 내달부터 실시한다고 밝혔다.
유인종 서울시 교육감은 “수업시간마다 회장의 구령에 따라 교사와 학생이 인사하는 문화는 일제시대 이후 그대로 답습된 잔재”라며 “이런 구령에 따른 인사가 학교를 지나치게 권위주의적으로 만든다는 비판에 따라 없애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신 교사와 학생 간 “좋은 아침입니다” “반갑습니다” 같은 자연스런 인사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것이다.
교실에서 구령에 맞춰 인사하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중국 등인데, 일본은 구령에 따라 의자에 앉은 상태로, 중국에서는 모든 학생이 일어난 후 구령에 맞춰 인사를 나눈다고 시교육청은 밝혔다. 반면 미국이나 영국·독일·홍콩 등에서는 교사가 교실에 들어오면서 인사하면 학생이 답례하거나 출석 확인을 하면서 개별적으로 인사를 나눈다고 한다.
시교육청은 이와 함께 수업시간 ‘학생 이름 불러주기’ 운동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교사들이 ‘야’ ‘너’ ‘15번 일어나’ 등 비인격적 호칭을 교실에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시교육청은 개개인의 문화와 습관을 바꾸는 운동인 만큼 일방적 지시보다는 학교별로 자발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유 교육감은 “학생들이 구령 없는 인사에 익숙해지면, 학교문화가 바뀌게 되고, 그런 학생들이 사회에 배출되면 우리 사회의 권위주의 문화를 바꾸는 데도 주도적인 역활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