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당시 부산 다대포 첨사로 왜군에 맞서 싸우다 전사한 윤흥신(尹興信) 공에 대한 재조명 작업이 지역 주민과 제3함대 사령부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헌관서립, 참신, 강신, 진찬…. 1일 오전 11시 부산 사하구 다대동 윤공단에서 향사(享祀)가 열리고 있었다.

향사에는 다대1동 주민자치위원회, 부산에 있는 해군 제3함대 사령부, 다대초등학교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윤공단은 임진왜란 당시 왜군에 결사항전을 벌이다 세상을 떠난 윤 첨사와 다대포 지역 주민의 넋을 기리는 제단.

이날 향사 진행을 맡은 집례 한건(62)씨는 “비문·일본측 사료 등을 조사한 결과, 윤 공께서는 임진왜란 첫날 전투를 승리로 이끌고 두번째 날 전투에서 옥쇄한 용장”이라며 “그러나 지금까지 용감하게 싸우다 순사한 장군 정도로만 알려져 왔다”고 주장했다. 실제 첨사 윤흥신은 임란 전공자(戰功者) 중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 윤공단도 임란 후 170여년이 지난 후 세워졌다. 1765년 일본에서 고구마를 국내로 들여온 인물로 유명한 당시 경상감사 조엄이 기록을 뒤져 조정에 청원을 해 다대첨사 이해문이 건립했다.

해군3함대 사령부가 윤공단 향사에 참석한 것은 올해가 처음. 해군측은 현재로 따지면 해군제독에 해당하는 윤 첨사에 대한 재조명이 의미가 있다고 판단, 사료 수집 등을 하기 위해 이날 행사에 동참했다. 해군 관계자는 “임진왜란 당시 부산진성과 함께 첫날 전투였던 다대포 전투에서 승전을 올렸다면 상당한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후손들의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해서라도 당시 역사 상황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해군측은 윤공단에 세워져 있는 비문 등 사료들을 수집, 내용 분석과 사실 고증을 거쳐 다대포 주민위측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를 해군 장병 교육 자료 등으로 활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대주민자치위측은 윤 첨사에 대한 재조명 결과를 다대포 지역 학교의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한건씨는 “우리 선조들이 임진왜란 초기 패전을 거듭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후손들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