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불교 스님으로 미국·영국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저자(1940~87)가 1970년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미국 콜로라도의 한 명상센터에서 했던 강의 내용을 묶었다. 쉬운 표현·비유로 불교의 법을 전하는 것이 스님의 매력이고 장점이다.
저자에 따르면 미망(迷忘)을 깨고 마음의 깨어 있는 상태를 드러내는 것이 마음 공부(수련)의 요체다. 이 책에 따르면, 우리는 작은 가게의 주인이다. 그 가게는 원래 비어 있는 상태로도 충분히 아름다웠다.
그런데 우리는 그 아름다움에 만족하지 못하고 계속 물건을 수집해 채운 바람에 잡다한 물건이 쌓인 고물상이 됐다는 것. 그 잡동사니들을 치우고 원래처럼 아름답게 비우는 것이 마음 공부다.
그런데 이 공부를 끊임없이 방해하는 훼방꾼이 세 가지 있으니 ‘모양의 군주’ ‘언어의 군주’ ‘마음의 군주’다. 세 군주는 육체의 안락과 안정, 쾌락에 대한 추구를 뜻한다. 이들 훼방꾼을 따돌리는 방법으로 저자는 ‘명상’을 제시한다.
그 명상은 혼수상태처럼 몽롱한 것도 아니고 운동하듯이 단련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현악기의 줄을 적당히 당겨야 제대로 소리가 나듯이 활짝 열린 상태로 그냥 ‘있게’ 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신도들과의 문답을 통해 마음 공부의 방법을 구체적으로 일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