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안 통과 뒤 한국뿐 아니라, 미국의 뉴욕 한인 사회 여론도 극명하게 둘로 나뉘어 있다. 탄핵의 정당성에 대해 나름의 생각은 있지만, 지금 가장 절실한 것은 자신과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매도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른 것은 당연하고, 다른 생각이 존중되는 것이 민주주의다. 이를 부정하는 것은 전체주의를 하겠다는 이야기나 다름 없다.

긴급조치가 위세를 떨쳤던 시절에, 전두환 정권 시절에, 우리 모두가 바랐던 것은 민주주의였다. 자유롭게 말하고 쓰고 노래 부르기 위해 피 흘리며 싸웠다. 그 피흘림 덕분에 비록 완전하지는 않지만, 이제 말하고 쓰고 노래하게 됐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우리가 피 흘려서 얻은 그것들을, 우리 스스로 부정하고 있다. “나는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지만 너는 해서는 안 돼” “나는 쓰고 싶은 것을 쓸 수 있지만 너는 안 돼”. 우리가 지금 그렇게 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근간은 상호존중이다. 다수는 숫자면 모두 해결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소수도 억지를 부려서는 안 된다. 어떠한 이유로도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의사 표현을 막는 일은 없어야 한다.

(김동욱 51·회사원·뉴욕거주)